후일담
지난번 에피소드에서 너무 부정적으로만 작성한 듯하여 외전 격인 에피소드를 추가한다. 첫 차는 2011년 K5 하이브리드였다. 2번째 등급에서 풀옵션으로 구매하였고 당시에 전액 현금으로 구입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차를 모는 동안 자꾸 드는 생각이 '이 정도 금액이면 차라리 K7이나 좀 더 무리하더라도 BMW 3시리즈 등을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였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차를 바꾸지 않았던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첫 번째는 이직 타이밍이었고, 두 번째 외제차에 대한 편견이었다. 외제차를 사기 전 수리가 불편하다, 유지에 비용이 많이 든다 등을 사회초년생 때부터 줄곧 들어왔다. 여기서는 두 번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경제적인 측면을 좀 양보하고 정리를 해본다. 먼저 차량 유지에 중요한 서비스센터이다. 2018년부터 벤츠 E클래스와 K5 하이브를 함께 유지하면서 느낀 점은 외제차라고 해서 서비스센터가 불편하고 국산차라고 해서 서비스센터가 편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수리, 점검 등 국산차보다는 시간이 더 걸릴 수는 있지만 벤츠를 몰면서 점점 노하우가 쌓이게 되었다. 주기적으로 공식 서비스센터를 예약해 둔다면 1년에 2-3번 이에 대한 불편함을 크게 덜 수 있다. 또한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보증기간 동안은 무료였으며, 이후 센터마다 다르다) 편한 부분도 많았다. 벤츠 서비스센터에 직접 가본 적도 많았는데 친절도, 서비스 등 만족도가 매우 높았었다. 유지비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모품 교체는 (엔진오일, 필터 등) 일정기간 무료이다. 이후에 교체를 할 때 벤츠 서비스센터에 하게 된다면 비용이 몇십만 원이 지출되는 건 사실이지만, 엔진오일의 경우 평생무료이며 필터의 경우 쿠팡에서 저렴하게 구매하여 단골가게(세차, 공업사 등)에서 장착을 한다. 이뿐 아니라 좀만 더 알아본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타이어 센서가 나갔다며 경고음이 떴었는데 서비스센터에 문의해 보니 4개를 교체하려면 5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했다. 이 역시 쿠팡으로 센서를 4개 구매하여 타이어 교체 시 무료로 전부 장착했다. 9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결론은 외제차가 국산차보다 유지비용이 더 많이 들 수는 있겠지만 약간의 노력을 통해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주말저녁 차에서 혼자 시간을 보낼 만큼 차 안의 공간을 좋아한다.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하는 것도 무척이나 즐겨한다. 차 안은 나만의 영역이다.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고, DT를 이용해 아메리카노를 즐기며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올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벤츠를 구입했던걸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 2011년에 구입했던 K5 하이브리드를 처분하고 새 차를 구입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아직 어떤 차를 살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직장에 다니며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이유 중에는 좋은 차를 타고 싶은 욕망도 그 이유 중 하나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