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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의, 죽은 듯이 살아남다

병든 척 칼을 숨기다

by 직장인조커

배경 이야기

삼국지 최후의 승자 사마의는 호랑이 같은 군주 밑에서 늘 숨죽이며 살았습니다. 조조가 천하를 쥐고 있던 시절, 그는 사마의를 불러 쓰고 싶어 했지만 사마의는 두려웠습니다. 조조는 재능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경계했습니다. 한번 의심이 싹트면 목숨이 위태로웠습니다. 그래서 사마의는 “중풍에 걸려 몸을 못 쓴다”며 집에 누워 있었습니다. 기침을 하며 병든 척, 때로는 손발을 떨며 병자 연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밤이면 책을 읽으며 세상을 바꾸려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조조가 잠시 속아 넘어가기도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저 자는 호랑이 같은 자라, 언젠가 반드시 큰일을 저지를 것이다.”라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죠. 어찌 되었든 사마의는 살아남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조조가 죽고, 아들 조비, 손자 조예를 거쳐 권력은 조상에게로 이어집니다. 젊은 조상은 권력을 독차지하려 했고, 원로 사마의를 무시했습니다. 사마의는 또다시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치매 걸린 노인처럼 말이 어눌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사마의는 이미 늙었다. 이제 위협이 되지 않는다.” 조상은 그렇게 안심하며, 오히려 사마의를 자기 눈앞에서 방치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바로 함정이었습니다. 249년, 고평릉 사변. 사마의는 갑자기 병자 가면을 벗고, 은밀히 준비한 군대를 움직였습니다. 치매 노인이 아니라, 차가운 얼굴의 권력가로 돌아와 반격을 개시한 것입니다. 조상은 당황했고, 결국 항복했지만 사마의는 그를 살려두지 않았습니다. 조상 일가는 몰락했고, 천하는 사마의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사마의의 일생은 아이러니했습니다. 두 번의 ‘죽은 척’ 연기, 그것이 오히려 세상을 얻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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