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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닫는마음씨 Jun 21. 2024

심리학 오마카세 #3

"우리가 마음에 관해 정말로 배우고 있는 것"




  돈만 넉넉하면 누구나 천사가 된다


  우리 모두는 그 사실을 다 안다


  우리도 부디 자신에게 돈을 내려달라 하며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다.


  잘하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또 어려운 사람들에게,


  많이 나눠주며 착하게 살겠다고.


  돈만 제발 하늘에서 내려주시면.


  

  마음만 넉넉해도 그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런 시절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시절에 살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마음의 배움이 필요하다.



  마음


  마음에 관해 관심있는 이들, 독학자들, 심리상담자들, 종교인들, 수행자들은 배우고 있다.


  그들은 대체 무엇을 배우고 있는 것일까?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는 법을.


  사람을 구원하거나, 치유하거나, 품어주는 법이 아니다.


  마음에 관심있는 이들은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는 법만을 간절히 바란다.


  그것은 그들이 아주 섬세한 이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성질 때문에 그들은 상처를 많이 받아왔다. 그래서 결국에는 날카롭고 예민해지거나, 딱딱한 껍질을 만들어 투박하게 자신을 보호하려고도 해왔다.


  마음


  이토록 상처받기 쉬운 마음에 관해서 잘 알게만 된다면 자신이 상처받지 않을 수 있으리라 그들은 분명 기대했을 것이다.


  <더는 누구에게도 상처받고 싶지 않다>


  이것이 진실한 소망의 형태다.


  그리고 이 소망이 실현되려면 다음의 형식으로도 성립되어야 한다.


  <더는 누구에게도 상처주고 싶지 않다>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으려면 사람에게 상처주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 바로 거기에서부터 상처는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는 법이란 결국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법이다. 마음에 관심있는 이들은 근본적으로 바로 그것을 배워가고 있는 것이다.


  그 일은 예의바른 몸짓이나 인자한 표정, 부드러운 말씨, 친절한 돌봄, 헌신적 태도, 정치적 올바름, 마음의 민주주의 등과 같은 것들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하고 있어봤자 더 상처받게 될 것이다.


  자기가 천사인 척을 해봤자 끝내 돋는 것은 날개가 아니라 딱지다.


  이런 맥락에서, 상처를 많이 받은 이들이 끝내 돈에 집착하게 되는 모습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천사인 척을 해보면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으니, 남는 길은 돈뿐이다.


  돈만 넉넉하면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기에.


  그렇게 정말로 천사를 이루면 이제는 상처 때문에 힘들지 않을 수 있으리라 믿으며.


  물론 더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돈에 집착하게 되는 이 일이 성공적이었던 역사는 없다.

  


  그러니 우리는 배워보자.


  정말로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는 법을


  곧,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법을

  


  상처받지 않으려면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이미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상처 대신에 다른 좋은 것을 주려고 한다. 사랑, 자비, 수용, 배려, 친절함, 시간, 노력, 짜장면, 그리고 결국에는 돈까지도.


  천사인 척도, 천사도, 여전히 자신을 주는 자로서 세우는 동일한 형식 속에 있다.


  그러나 다른 이들에게 상처 대신에 다른 좋은 것을 주어야 한다는 이 일이 오히려 사람에게 더 많은 상처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할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도구적 대상으로 만들었던 일이다.


  우리는 그저 다른 이에게 좋은 것을 주기 위한 도라에몽의 주머니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스스로의 역할을 도구적으로 설정함으로써 우리가 실제로 하게 된 일은,


  단지 우리에게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듭해서 상처입히는 일이었을 뿐이다.  


  바로 우리 자신을.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는 도구 취급을 받는 일이다.


  우리 자신이라는, 우리가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이 첫 번째의 사람이 도구가 됨으로써 상처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상처를 입어도 당연한 존재처럼 설정된 결과,   번째의 사람은 이제 상처받을 현실에 자동적으로 열려 있게 되었다. 집주인이 먼저 문을 열어놓고 흙발로 그의 침소를 짓뭉개고 있으니, 다른 이들도 르르  그렇게 하게 되는 일은 필연이었다.


  자신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잘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부당한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하는 그의 목소리에 설득력이 없는 것은 목소리가 작아서가 아니라, 사실과 일치하지 않아서다.


  자신이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 바로 자기 자신을 함부로 대하고 있으면, 이제 세상도 똑같이 한다. 그게 <마음의 사실>이다.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사람이다.


  자신이 자신을 향하는 그 태도가, 결국 자신이 사람들을 향하는 태도이며, 동시에 사람들이 자신을 향하는 태도를 결정한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더는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소망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마음


  <마음의 넉넉함>이 있다면 우리의 진실한 소망은 이루어진다


  가장 넉넉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 하나만으로 이 우주의 전부가 다 채워지는 것.


  그게 가장 넉넉한 공간이다


  우리에게서 가장 가까운 이 사람이 짓는 미소 하나만으로 우리의 마음이 꽉 채워진다면


  그건 가장 넉넉한 마음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진심으로 미소짓고 있는 얼굴을 떠올려본지 얼마나 되었나?


  그 얼굴 하나만으로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워본지가 대체 어떤 세월인가?

  


  우리가 마음을 배운다는 것, 또는 마음으로부터 배운다는 것은,


  그 미소로부터 배운다는 것이다.


  미소가 다 알려준다.


  어떤 때 정말로 미소가 지어지는지, 무엇을 해야 더욱 환하게 그 미소가 펼쳐질지를,


  천사 같은 그 미소로부터 우리는 배워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 상처주지[상처받지] 않는 법을


  우리 자신에게 더는 상처주지 않는 법을


  넉넉한 마음으로 사는 법을


  기쁨의 시절을 맞이하는 법을


  이제 사람이 행복한 식탁을 차리는 법을


  

  마음은 그런 <법>이며,


  우리는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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