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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매한 유경씨 Jan 09. 2024

죽음=어떤 사람으로 살아낼 것인가

산스 3조 글쓰기 프로젝트 DAY9


매일 출근할 때마다, ‘오늘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버스를 타고 올림픽대교를 건널 때면 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게 갑자기 심장이 멈추거나, 머릿속 혈관이 터져 죽을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아니, 뭐 그런 생각을 해?’ ‘야, 그런 생각하면 재수가 없는 거야’라며 쓴소리하는 어르신들도 있지만 나는 나의 죽음이 나의 예상보다 가까울 수 있다고 이따금 생각한다.

‘죽음’을 떠올리게 된 건, 온라인뉴스팀으로 들어가 사회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다. 이 세상에는 별의별 일이 다 생기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기사는 누군가의 사망 소식이었다.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게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한국에서는 원통한 사건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참 많다. 음주 운전 피해를 입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한 가정의 가장, 자신이 죽은 후 남아있을 장애 자녀가 걱정돼 함께 죽는 길을 택하는 부모 등 여러 이유로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안타까운 일들을 글로 옮기다 보면 나도 며칠씩은 우울해진다. ‘쓰는’ 힘은 ‘읽는’ 힘보다 강하다. 더 집중해야 하는 작업이라 그럴 수 있다. 그리고 후속 기사를 써야 할 경우, 사망 경위 등 반복되는 문장이 사람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의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 죽을 때 무엇을 느낄까. 고통스러울까, 아니면 잠이 드는 것 같은 느낌일까. 더불어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마음으로 삶을 보내야 할지도 고민한다. 결국 죽음이란 내겐 어떤 사람으로 살아내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나쁜 사람으로만 기억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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