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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9. 2023
혼자가 아니었음을
회사의 인프라를 내 편으로
되돌아보면 ‘주변의 적절한 도움과 조력을 구했더라면 더 빨리 힘들이지 않고 해결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경우가 있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로, 때로는 회사의 제도와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구조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신의 업무와 직장 생활과도 연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1 멀리서 잘 지내고 있지?
연초에 영업 부서인 우리 팀에 연배가 있는 H차장이 배치되었다. 전산 전문가라 적응이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조금씩 얼굴이 밝아지는 것을 보고 안심을 했다.
어느 날, 수심이 가득한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일 있어?” 하고 물어도 “아무 일도 아닙니다” 한다.
며칠이 흘러도 그의 안색은 여전했다. 이런저런 업무 이야기 끝에 무슨 일인지 고민거리를 이야기해 보라 했다.
망설이더니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낸다.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원가로 유명한 지역으로 무리해서 이사를 했다고 한다. 공부를 제법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학폭 문제가 터졌다 한다.
정서적 물리적으로 계속 괴롭힘을 당했고 참다못해 주먹다짐을 해 맞대응을 했다고 한다. 상대방이 변호사를 동원해 폭행과 또 다른 유리한 정황을 전면에 내세워,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다.
정당방위인데 적반하장이 따로 없었다. 학생과 가족의 고통이 선했고 그의 어두운 표정이 이해가 되었다. 서둘러 변호사를 찾아 상담을 해 보라 하니, 승산이 있을지 고민이라 한다.
문득 사내 변호사인 법무팀 K대리가 생각났다. 업무적으로 자문을 받았는데 그의 깔끔한 논리로 잘 해결되었던 기억이 났다.
“미안한데, 회사 일은 아닌데 직원 자녀 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해서요”
머뭇거리며 이야기했는데 흔쾌히 보자 한다. 몇 시간 후 H차장이 밝아진 얼굴로 들어온다.
“증거만 잘 수집해 대응하면 될 거라고 하네요. 빨리 변호사를 구해야 하겠어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결국 충분한 증거와 논리로 승소할 수 있었다. 힘든 과정에 지쳤는지, 그는 연말에 퇴직 후 이민을 갔다. 몇 달 후 잘 적응하고 있다는 메일을 받고 가족의 행복을 빌었다.
#2 잘 살펴보면 힘이 된다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직원 간에도 업무적, 외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회사의 고충처리 시스템이나 유관 부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안에 따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는 주저 말고 의뢰해 보자.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시선과 판단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중재가 가능하다.
고객 서비스 부서에 근무할 때다. 어느 날 언제나 활기찬 분위기 메이커인 여직원이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서비스를 이용한 타 부서 직원이 불만족스러웠는지 일반 고객보다 더한 클레임을 제기한 모양이었다.
도가 지나칠 경우에는 회사의 고충 처리 시스템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그전에 다행히 수습되었다.
불만 고객을 대상으로도 내용과 요구 수준 등 부서 자체 해결이 어렵거나 과도한 경우에도 즉각 유관 부서와 시스템을 활용해 공조해야 한다.
전문 부서의 지식과 축적된 경험이 빠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협의해 최적의 해결안을 도출해 대응하자.
회사에 따라서는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해 “심리 상담 지원” 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 업무 스트레스 등 심리적으로 어려운 직원이 전문가와 상담 후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의외로 직원들이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주저 말고 적극 활용해 보라 이르곤 했다.
포상을 받는 직원들 중 상당수는 항상 자주 눈에 띈다. 이들은 타 부서와 회사의 주요 제도와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 이를 제대로 활용해 자신의 성과로 연결하고 평가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다.
내 업무, 부서 일도 중요하지만 시야를 넓혀 다른 부서와 회사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제도와 시스템 등 회사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면 난도가 높고 어려운 문제도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고 성과의 질이 향상된다.
혼자 해결하려 끙끙 앓지 말고 제도와 시스템의 도움을 적절히 받는 것도 현명한 길이다.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면 좋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