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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인 May 03. 2023

간병과 이후의 소소한 생각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면

 

 이전 글 "존경하는 아버지~"에 이어 간병 과정 속에서 느낀 이야기를 쓴다.


 아버지는 작년 초에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다. 90세를 일기로 지난달에 돌아가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함께하고자 한다.


 겪지 않으면 좋을 일이지만, 장기요양 보험, 요양보호, 간병인 이용 등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혹여 참고가 되었으면 싶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Alois Alzheimer)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되었다.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한 후에,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고 결국,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3년 전에 아버지가 이전과 행동이 달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높은 점수를 받아서 안심이 되었었다.


 돌이켜 보면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 장애(기억 등에 문제가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이들 중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로 진행된다고 한다.

 


#1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자


 작년 여름에 어머니도 불의의 병을 얻게 되었는데, 지인의 조언으로 두 분 다 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신청하게 되었다.


 흘려들었는데 막상 경험하니, 조금 더 일찍 이용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6등급으로 나누어 비용, 용품 등의 지원을 차등 제공, 간병 부담을 최소화하는 제도다.


 신청을 하면 공단 직원이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등급이 정해져 장기요양인정서를 교부한다. 환자의 투병 상태에 따라 등급 재신청도 가능하다. 


 홈페이지에 지원시설 등 유용한 정보가 안내되어 있어 업체 선정 시 도움이 되었다.   


 가정에 방문해 보통 3시간의 도움을 주는 “요양보호사” 제도가 있는데 가사, 치매 등 환자의 운동 보조, 인지교육 등 큰 도움이 된다.


 

“주간보호센터”는 토요일까지 매일 8시간 환자를 케어해 주는 곳이다. 차량이 모시러 오가고 하루 세끼 식사를 제공하는 곳도 있으니, 보호자로서는 큰 도움이 된다.  


 조용한 분이고 하루 종일 마스크를 하고 있으면 불편하겠다는 생각으로, 동생들과 상의해 요양보호 제도를 이용했다.


 4개월 동안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아버지의 인지교육과 운동을 도와주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치매가 점차 진행되어 어머니가 힘들어했다. 하루 종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니 치료에 좋겠다 생각해, 지난달 주간보호센터를 아버지와 같이 방문했다.


 서글서글한 성격의 센터장이, 아버지를 윷놀이를 하는 삼십여 명의 어르신들 사이로 이끌었다. 운영 프로그램 등 제반 설명을 듣고 월요일부터 다니기로 했다.


 아버지를 보니 오랜만에 웃음을 띠며. 의외로 놀이를 즐기고 계셨다. 남자 어르신 한 분은 102세라 해서 놀랐다.


 센터를 나오며 '처음부터 주간보호센터를 선택했더라면, 두 분에게 다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와 함께 주간보호센터를 미리 견학해 보는 것이 환자나 보호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에 도움이 될 듯하다.


 배회나, 위험행동 등 보호자의 보호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는 요양원 등의 전문 시설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요양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는데, 우수한 곳을 소개하는 관련 유튜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혹시 몰라 알아보았는데, 유튜브 운영자가 직접 해 주는 친절한 설명과 전문적 안내가 인상적이었다. 보호자가 원하는, 환자를 위한 서울과 지방 등 최적 선택지를 제시해 주어 고마웠다.


 요양보호제도, 주간보호센터, 요양원 등 각 기관 이용을 변경할 때에는 장기요양인정서의 제공 내용이 달라야 하므로 전화로 공단에 신청해 다시 발급받아야 하니 참고하자.



 #2  다시 찾아뵐게요


 주간보호센터에 다니기로 한 며칠 전, 아버지가 고관절이 골절되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유명한 전문 병원에 모셨다. 수술 후에도 3주는 입원해야 해서 병원에서 소개받은 간병 업체에 부랴부랴 전화를 걸었다.


 간병인을 구할 때도 요양보호센터나 주간보호센터 등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분들은 개인적으로 잘하는 분들도 많이 알고 있어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몇 군데 전화를 해도 쉽게 구해지지 않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환자의 절반 정도는 전문 간병인이 간병을 하는데, 나중을 생각해 잘하는 분들의 전화번호를 받기도 했다.


 힘든 일이라 보통 간병 후에는 1주일에서 보름 정도 쉰다고 한다. 비용도 1주 단위로 직접 간병인에게 지불하는 구조였다. 필요시 간병보험도 검토할 일이다.


 보름 이상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 이 분들도 쉬어야 하니, 보호자가 며칠 간병을 하는 등의 적절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왕이면 환자에게 잘하고 친절한 분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선택이 어려웠다. 보호자로서는 큰 도움이 되지만,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고관절 골절이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을 줄은 몰랐다. 실제 노인들의 활동시간이 가장 긴 자택에서 안전사고가 대부분 일어난다고 한다. 화장실, 계단 등 위험 지역에 대한 안전장치 보완과 동절기 활동 주의 등 철저한 대비가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5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의 충격으로 요추‧골반 및 대퇴골이 골절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한 상태인 60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약 69%로 3명 중 2명꼴이다. 고관절이 골절된 적이 있는 50세 이상 사람들은 1년 내 사망률이 남성은 22%, 여성은 17%에 달했다고 한다.


 대전선병원의 조사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사고 사망원인  2위가 낙상 사고인데, 전체 질병 중 암에 이어 5위라고 한다.


 가족이 가입하거나 재직 중인 직장의 상조 서비스의 내용과 지원 범위도 미리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될 듯하다. 없거나 미흡하다면 상조회사 가입을 하는 것도 좋다. 장례시에 큰 힘이 된다.


 십여 년 전 태동기에 상조업종에 대한 영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수준이 올라온 듯하다. 처음 들어보는 업체였는데, 서비스의 수준과 내용이 좋아서 고마웠다. 급히 수도권 수목장을 구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또한, 선산 등 장지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지역과 납골당, 수목장 등 방법을 가족의 합의하에 미리 마련하는 것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뜻하지 않은 상황에 정신이 없었다. 동생들과 함께 병환 중인 어머니가 하루빨리 마음을 추스르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아버지의 구순 생신에 깜짝 이벤트를 하려고 두 분을 위해 글을 모아 문집을 써 두었는데, 생전에 보여드리지 못해 원통하다. 이제는 아버님의 묘소에 바치게 되었다.


 분의 호를 따 “청원(淸原)에 동천(東泉)이 어우러지니”로 제목을 정했다.


 이 달에 다시 찾아, 아버지와의 일화를 동생들과 함께 읽어드리려 한다. 아버지도 환하게 웃음을 지으시겠지.  



이미지 출처 : 제목 – 픽사베이  #1 - 픽사베이, 국민보험공단  #2 - 픽사베이


#간병 #보호자 #투병 #병원 #자식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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