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프라하 성에서 존 레논 벽까지
블타바 강이 눈부신 서쪽 언덕
상상만으로도 가슴 뛰는 아름다운 프라하를
뛰지 말고 느긋한 시간을 가진 나와 함께 걸어볼랑가
프라하 성을 떠나,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꼴레뇨에 맥주한잔 걸치고 페트리진 타워를 지나
자유와 평화의 상징 존 레논 벽까지 말이야.
사랑과 낭만의 도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아름다움.
여기 프라하가 있고 그 중심에 프라하 성이 있다
그리고 인증샷의 성지, 프라하 성 스타벅스도 있지
이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건축물은 천 년 이상,
체코 전체를 상징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옛성으로
왕궁, 행정시설을 비롯, 성당과 요새, 정원 등
그림같은 촘촘한 명소를 두팔벌려 가득 껴안고 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스테인드 글라스,
3톤의 은으로 만든, 블타바 강으로 던져진
성 요한 네포무크의 무덤 등
성 비투스 성당 내부의 구석구석 진귀한 보물들은
오랜시간 성 비투스 성당을 빛내왔다.
찬찬히 둘러보라 그대를 기다려준 만큼,
느긋하게 천천히 말이지.
성벽에서 담아 본 프라하는 마치 그림 같다
도시의 전경이 붉게 내려다 보이는 외성벽은
유럽의 중세시대를 내려다보는 테라스 같고
저마다 촌스러울 수 있는 각양각색의 포즈와 함께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사랑스러운 연인들
사이를 비집고 도시의 저 끝까지 한번 둘러보라.
스타벅스가 맞다. 에비앙은 단지 들고 다니던 것일 뿐스타벅스 난간 귀퉁이의 인증샷 성지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줄이 매우 길며
그들 사이로 슬쩍 올려다 보아도 담장 너머의 전경은
왜 도대체, 왜 때문에 그렇게들 인증샷을 찍으려고
안달복달 복작복작거리는지 직접 눈에 담아본다면
금새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날아왔으니 줄을 서보자.
모두가 보고 있으니 자신감은 잊지말고.
주택가 담벼락과 울퉁불퉁 유럽 특유의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올라간 스트라호프 수도원은
산 중턱의 눈부신 정원 사이에 숨어있었다.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숨을 고르며,
장충동의 족발과 비슷한 꼴레뇨와 함께 시원한 양조장의 맥주를 첫모금 떼면서, 숨이 넘어 갈듯
몸 안 깊은 곳에서부터의 감탄사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서 터져나온다.
“오 지쟈스!(Oh Jesus)”
그대는 지금 오롯이 프라하이고,
그 순간 숨막히는 도시의 일부가 된다.
피톤치드가 마구 덤비는 그림같은 숲길과 정원을 지나
프라하의 전망대, 페트리진 타워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성과 주변 저 끝까지 보이는, 프라하의 가장 높은
곳으로 불어오는 청량하고 맑은 바람을 맞아
지긋이 감은 눈으로 내려다본다.
이 순간, 더 깊게 들이쉬고 더 멀리 내다보자
지금 그토록 아름다운 도시는 그대 아래에 있다.
올라올때는 숨이 차서 보이지 않던 나무,
유럽풍 주택의 아무렇게나 칠한 벽,
커텐이 쳐져있는 작은 창문까지 어느새 눈에 들어온다.
이 인적이 드물고 조용하며 살랑거리는 바람이
나를 지나가는 이 길은, 멋들어진 식사 후의
산책처럼 행복한 옅은 미소를 머금게 하며
이미 지쳐버린 발걸음을 가볍게 인도하는
낯설지만 반가운 프라하의 뒷길이다.
벽 위에 뿌려지는 햇살이 눈부신, 드디어.
공산정권에 대항하는 낙서가, 자유와 평화로
체코를 상징하는 그래피티로 탈바꿈한
변화하는 역사의 결과물인 존 레논 벽 앞에 서서
한참을 구석구석 바라보다 늦은 듯 황급히
카메라를 꺼내어 든다.
가져가자. 그대의 카메라에 그리고 가슴속에,
왜 자유와 평화의 상징인지도 꼭 가져가자.
사랑과 낭만의 도시를 가로지르는 블타바 강의
서쪽 언덕에는 웅장한 성과 수도원 그리고
전망대까지, 온통 프라하 위에 떠 있는 듯한
황홀감을 주는 장소들이 가득하다.
언덕에 올라보라.
꿈꿔온 도시, 버킷리스트 여행지를 내려다보며
온통 떠다니는 듯한 황홀감에 척척히(?) 젖을 때
그대는 정말로 프라하 위에 있다.
아이고 다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