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 걸어보는 찬란한 역사
내 마음을 빼앗아버린 이스탄불 거리
천년의 수도, 치열했던 콘스탄티노폴리스 이스탄불.
낮은 갈라타교에서 높은 갈라타타워를 넘어
긴 이스티크랄 거리를 지나 넓은 탁심광장까지
천년이 넘는 세월을 여러 세계의 수도로 살아온
명실상부 역사와 문화, 종교의 한가운데서 버티어낸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빅브릿지, 이스탄불을
갈라타교에서 탁심광장까지 한번 걸어볼랑가.
터키의 경제지표라고도 불리우는 갈라타교.
다리 난간을 채운 낚싯대가 블루모스크와 갈라타탑을
배경으로 마치 길고 긴 역사의 유물을 낚으려는 듯한
멋들어진 풍경을 만든다.
갈라타교의 낚시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면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이 낚시하러 온다고 하여
터키의 경제지표로도 분석된다고 한다.
조용히 감상하고 이동하길..
자칫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가는
실업자들의 화를 부를 수 있다.
해가 지는 석양의 갈라타교 위에
낚시꾼들 사이로 작은 몸을 비집어 넣어
도시를 배경으로 붉어진 블루모스크를 바라보자면
나도 모르는새 감탄과 뒤섞인 탄식이 터져나오며
왠지 모를 감성에 축축하게(?) 젖어든다.
머나먼 이스탄불 갈라타교에 서 있는 나
무엇이 그토록 눈 양 옆을 가려놓고 앞만보고
달리게 만든 관광지의 말처럼, 앞만보게 만들었던가
앞만 보고 달렸는데 과연 나는 어디까지 와 있나
나의 Youth.. 어디에 있는지 모를, 내 Youth..
감성에 젖어버린 갈라타교를 건너, 가파른 언덕의
수 많은 기념품 샵들을 지나, 유명한 석류주스에
목을 축이고 갈라타타워에 오르면서,
조금씩 나의 숨도 차 오른다.
옛스럽고 멋들어지며 심히 곧게 뻗은 이 타워 앞에
시끌벅적한 관광객과 현지 상인들,
귀여운 고양이들까지 낯선 동양의 관광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니하오”
일일이 ‘아임 코리언’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들에겐 중요치 않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한국이면 어떻고 중국이면 어떠랴
우리 모두 ‘We are the world.’인 것을
먹을거리, 살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옛스러움과
이스탄불을 깊이 내려다보는 전망대를 가진
둥근 갈라타타워를 뒤로하고, 다시 오르며
이스탄불이 내쉬는 오랜 숨결을 한껏 들이킨다.
나무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
예쁜 샵들, 좁은 인도에 모여 앉아 마신 차이
(터키식 티 : 언제 어디서나 특유의 호리병 잔에
차이를 마시는 터키인을 볼 수 있다)의 흔적과
길 한가운데 기지개를 켜는 귀여운 고양이
관광포인트를 치고 빠지는 투어에서는 볼 수 없다.
쉬이 길을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거리의 풍경이기에
더 그들과 가깝고 소소하게 소통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스티크랄거리에 오르면
수 많은 사람들과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스탄불 상징의 하나인 거리 중앙의 빨간 트램,
기리의 특별한 웨딩촬영, 쫀득한 마도 아이스크림,
무슨말인지 알길 없는 이름 모를 터키어간판까지
구석구석 소소하며 화려한 메인 거리이다.
넓은 거리의 수 많은 버스킹이 소리를 채우고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가득 거리를 채울 때
나도 지금 순간의 이 거리를 채우며
마른 가슴속에 소란스런 이스탄불을
구석구석 채움에 힘을 보태 또 다시 걷는다.
이스티크랄거리의 낮과 밤은 매우 다르다.
밤은 마치 어른들이 약속장소로 터키에게 빌려온,
화려한 네온싸인과 더불어 세계각국의 사람들마저
눈부신 새로운 시작이었으며 활기 가득한 도시이다.
긴 이스티크랄 거리의 트램 라인을 따라
끝에 다다르면 지나가다 슬쩍 누가 보아도 광장인
피에트로 카노니카 동상(1928년 공화국 기념비)을
둘러싼 원형의 탁 트인 넓은 탁심광장이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서울의..), 여기저기 행사 천막이
가득 들어차는 행사용(?) 광장이 아님을,
제각기 가볍게 거니는 수 많은 인파가,
광장을 뛰노는 아이들이, 또 지켜보는 행복한 미소가
온몸으로 가르치는 듯 하다.
‘이것이 광장이다’라고 말하는 것 처럼..
이로써 갈라타교에서 갈라타타워를 지나
이스티크랄 거리를 걸어 탁심광장에 이르렀다.
거리 구석구석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골목들과
물담배를 피우며 차이를 마시는 터키인들,
갈라타교의 낚시바늘에 걸려 올라온 물고기와
무리에서 홀로 떨어져나와 여행을 시작하는
작은 구름 한점마저
눈부신 이 거리의 주인이다
한번 걸어보자.
그대도 누군가 꿈꿔온 이스탄불의 주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