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것저것 Jul 31. 2022

2022 세계육상선수권 이모저모

World Athletics Championships OREGON 22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0.

 7월 15일부터 7월 24일까지 미국 오리건주에서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2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육상 대회인데, 규모나 위상으로 보아 올림픽 다음가는 대회인 것 같다. 2011년에 우리나라 대구에서도 개최했었는데,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인 '우사인 볼트'가 100m 결승에서 실격당하는 바람에 논란 아닌 논란이 있었다. 2010년부터 실격 규정이 바뀐 후 첫 세계대회 결승에서, 그것도 금메달 유력 후보인 볼트가 실격당하는 바람에 더 화제가 됐었다. 그 대회 400m 계주에서 분풀이로 세계신기록 세운 건 또 다른 재미. 


 평소에 육상에 관심이 있진 않지만, 기록경기다 보니 큰 대회에서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특히, 새로운 기록이 경신될 때는 내가 다 짜릿하다. 이번 글을 통해 몇 가지 기록을 살펴보자.



#1.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육상계에도 희망이 생긴 것 같다!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선수가 2.35m를 넘으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올림픽 4위의 아쉬움을 달래는 데 성공했다. 높이뛰기는 트랙 경기는 아니지만 어느 종목보다 탄력이 중요한데, 동양계 선수가 입상을 했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쾌거라고 본다. 요즘 시대에 인종을 논하는 건 웃긴 일이지만, 스포츠를 자주 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유전의 힘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극복했을 때 더욱 기쁘기도 하고. 우상혁 선수 말고도 이번 대회에서 빛나는 동양계 선수들이 있다. 멀리뛰기에서 중국의 왕지아난 선수가 극적으로 금메달을 땄다. 아테네 올림픽 110m 허들 금메달리스트 류시앙을 잇는 스타가 탄생한 것 같다. 축구에서 손흥민, 야구에서 오타니 등 많은 구기 종목에서 동양계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데, 육상에서도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주면 좋겠다!



#2.

 노아 라일스, 이번 대회에서 볼트를 잇는 스타가 탄생한 것 같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3위를 차지했었던 노아 라일스는 이번 대회에서 올타임 3위 기록(19.31초 +0.4 m/s wind)을 세우면서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실력도 출중하고, 쇼맨십도 있고, 심지어 국가도 미국이다 보니 상품성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 97년생으로 전성기인 것 같은데, 다음 파리 올림픽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압도적인 볼트의 기록을 깨줄 수 있을지?


100m, 200m 모두 1, 2, 3위를 보유한 미국은 재밌게도 400m 계주에서 캐나다에게 밀렸다. 우사인볼트와 나란히 뛰던 캐나다의 그라세 선수가 마지막 주자로 뛰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역시 스포츠에선 약팀으로 평가 받던 팀이 업셋하는 게 참 매력적이다!




 #3.

세계 신기록 달성 순간을 보는 것이 육상 보는 재미 중 하나이다. 이번 대회 세 종목에서 남자 장대높이뛰기, 여자 100m 허들, 여자 400m 허들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 몬도 듀플란티스 (스웨덴, 1999년생, 남자 실외 장대높이뛰기, 6.21m WR)

듀플란티스는 올해만 실내(6.20m), 실외(6.21m) 두 개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99년생으로 아직 젊은데,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심지어 얼굴도 잘생겼어... 장대높이뛰기하면 이신바예바만 떠올랐는데, 듀플란티스라는 이름도 많은 팬들에게 각인시킨 대회인 것 같다.


- 토비 아무산 (나이지리아, 1997년생, 여자 100m 허들, 12.12초 WR)

아무산은 재밌게도 하루에 2개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준결승에서 12.12초(+0.9 m/s wind)로 지난 올림픽에서 자신을 이긴 캔드라 해리슨의 12.20초를 깨버린 데 이어, 결승에서 12.06초(+2.5 m/s wind)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풍속이 2.0m/s을 넘어서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했다. 어찌 됐든 어마어마한 날이었다.


- 시드니 매크로플린 (미국, 1999년생, 여자 400m 허들, 50.68초 WR)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도쿄 올림픽부터 세계 신기록을 계속 갈아치우는 이 선수는 종전 자신의 기록을 무려 0.73초나 당기면서 또 기록을 세웠다. 이대로 가다가 50초 벽도 무너뜨릴지도 모르겠다. 여자 1600m 계주에서도 4번 주자로 차이를 벌리면서 우승한 건 덤. 파리 올림픽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400m 허들 세계신기록 이력, 매크로플린의 독무대


작가의 이전글 [독후감] 그리스인 조르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