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페더러의 은퇴 무대, 2022 LAVER CUP
#1.
LAVER CUP 2022는 경기 내용보다도 페더러의 마지막 대회라는 사실로 더욱 기억될 것 같다. 누구보다 우아한 모습으로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무려 20회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가지고 황제라고 불렸던 페더러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24년간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페더러가 윔블던에서 다시 뛰는 모습을, 그리고 우승과 함께 멋지게 퇴장하는 모습을 바랐을 것 같다. 아쉽게도 그런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보다 멋있게 퇴장했다고 생각한다. 은퇴한 레전드, 현역 최고의 선수들, 그리고 기립하는 관중들 앞에서 아름답게 인사하는 페더러를 보니 괜히 나도 코 끝이 찡해졌다.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나달이 펑펑 우는 걸 보니 말 다했지 뭐!
사실, 나는 페더러 경기를 많이 보진 못했다. 2018년 즈음, '페나조, 옛날에 들어본 것 같은데 아직도 우승해?'하며 테니스에 빠져들었기에 말년의 페더러 모습밖에 접할 수 없었다. 페더러의 라이브 경기를 많이 못 봐서 아쉬웠기에 기록과 과거 영상을 많이 찾아보았다. 그의 업적은 왜 그가 역대 최고 선수들 중 하나인지 말해주었고, 하이라이트 필름은 왜 그가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인지 보여주었다. 아마도 테니스 GOAT(Greatest of All time)의 자리는 라파엘 나달이나 노박 조코비치가 차지하겠지만, 페더러는 많은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황제로 남을 것 같다.
로저 페더러 (Roger Federer)
- 선수 생활 : 1998 ~ 2022, 통산 1251승 275패 (81.97%)
- 그랜드 슬램 : 우승 20회 / 준우승 11회
호주 오픈 : 우승 6회 / 준우승 1회
롤랑가로스 : 우승 1회 / 준우승 4회
윔블던 우승 : 우승 8회 / 준우승 4회
US 오픈 : 우승 5회 / 준우승 2회
- ATP 파이널스 : 우승 6회 / 준우승 4회
- 마스터스 1000 : 우승 28회 / 준우승 22회
- 올림픽 :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 /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단식 은메달
#2.
레이버 컵은 테니스계의 전설, 로드 레이버의 이름을 빌려 2017년에 창설된 대회이다. 재미있게도 유럽 대표 vs 세계 대표로 구성되는데 각 팀의 3명은 ATP 랭킹으로, 나머지 3명은 팀의 캡틴이 정한다. 지금까지 유럽 팀 캡틴은 스웨덴의 전설 비에른 보리, 세계 팀 캡틴은 미국의 전설 존 매켄로가 맡아 왔다. 다음 대회부터는 페더러가 유럽 대표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대회는 3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하루에 단식 3경기, 복식 1경기가 펼쳐진다. 단식 탑 플레이어들이 팀을 이루어 복식 경기를 보는 것도 신선한 관전 포인트이다. 한 경기는 3판 2선승제인데, 빠른 진행을 위해 마지막 세트는 10점 타이브레이크로 진행한다. Day 1에 진행되는 경기는 승리 당 1포인트, Day 2는 2포인트, 그리고 마지막 Day 3는 3포인트이며, 최종 13점에 먼저 도달한 팀이 승리한다. 12:12로 동점이 될 수 있는데, 이때 마지막 경기는 "Decider"라고 불리며, 복식 1세트로 진행한다. 아쉽게도 5회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Decider가 나온 적은 없다!
코로나로 열리지 않은 2020 대회를 제외하고 작년까지 4번의 대회가 열렸는데, 모두 유럽 팀이 이겼다.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말고도 유럽에 쟁쟁한 선수가 참 많은 것 같다.
2017 - Team Europe 15 : 9 Team World
2018 - Team Europe 13 : 8 Team World
2019 - Team Europe 13 : 11 Team World
2021 - Team Europe 14 : 1 Team World
재밌게도 이번에 처음으로 페-나-조가 모두 출전했는데, 세계팀이 첫 승을 거두었다. 스코어는 13-8로 마지막 날 역전 승을 거두었다. 그럼, 이번 대회 상세 정보를 알아보자!
#3.
- Day 1 2:2 (경기 당 1pt)
[싱글] 캐스퍼 루드 vs 잭 삭
[싱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vs 디에고 슈와르츠만
[싱글] 앤디 머레이 vs 알렉스 드 미노
[더블] 로저 페더러/라파엘 나달 vs 잭 삭/프란시스 티아포
- Day 2 8:4 (경기 당 2pts)
[싱글] 마테오 베레티니 vs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
[싱글] 캐머런 노리 vs 테일러 프리츠
[싱글] 노박 조코비치 vs 프란시스 티아포
[더블] 마테오 베레티니/노박 조코비치 vs 알렉스 드 미노/잭 삭
- Day 3 8:13 (경기 당 3pts)
[더블] 마테오 베레티니/앤디 머레이 vs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잭 삭
[싱글] 노박 조코비치 vs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
[싱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vs 프란시스 티아포
[싱글] 캐스퍼 루드 vs 테일러 프리츠 (취소)
아무래도 페더러/나달 복식 경기가 가장 이목을 끌었는데, 잭 삭/티아포 미국 듀오에게 1-2(6-4, 6-7, 9-11)로 졌다. 복식 전문 선수 잭 삭의 마지막 포핸드 위너가 멋있었다. 경기 끝나고 페더러에게 박수를 쳐주는 선수와 관객이 장관이니, 영상 꼭 보시길!
대회 MVP를 뽑는다면, 아무래도 페더러/나달을 꺾고, 대회를 마무리 지은 프란시스 티아포인 것 같다. 지난 US오픈에서 나달을 꺾고 파죽지세로 4강까지 올라갔는데, 기세가 장난 아닌 것 같다. 내년에 크게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아니 당장 다음 큰 대회인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도?
P.S.
현재 코리아오픈이 진행 중이다. 여자 대회는 매년 열리고 있지만, 남자 대회는 26년 만에 열린다고 한다. 여자 단식은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 선수의 우승으로 끝났고, 남자 대회는 이제 시작한다. 레이버 컵에도 출전한 캐스퍼 루드(2위)와 캐머런 노리(8위), 테일러 프리츠(12위)가 출전한다. 우리나라 단식 선수로는 권순우(78위), 홍성찬(378위), 정윤성(415위), 남지성(544위) 선수가 출전하는데, 아쉽게 오늘 홍성찬 선수가 떨어졌고, 1회전에서 권순우 수와 정윤성 선수가 만날 예정이다. 재밌게도, 지난 2018년 호주 오픈 4강 신화의 정현 선수가 권순우 선수와 복식으로 대회에 복귀한다. tvN과 Tving에서 시청 가능하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