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 이것만큼은 챙기세요
묻지 않으면 안 가르쳐 주는 디테일
지금 아홉 번째 가게를 준비 중이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대해 궁금증이 많을 것 같아 정리해본다.
인테리어 비용에 관한 내용은 지난번 창업비용에 대해 쓴 글에 이야기한 바 있다. 평당 견적은 의미 없으며 아무리 작은 평수라도 최소한의 비용이 있어 평당 공사비는 올라간다. 비싼 공사와 싼 공사를 구별하는 것은 창업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상세한 도안으로 여러 곳의 견적을 꼼꼼하게 받는 것뿐이다.
창업비용, 얼마면 돼 sep.28.2018
인테리어 공사 시 체크해야 할 부분에 대해 공정별로 이야기해보자.
1. 철거
철거계획을 잘 세우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있는 벽체나 천장을 그대로 살리면 추가 공사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무조건 다 부수고 새로 세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단층 건물이 아니거나 공사 현장의 위층에 여러층이 있을 때는 벽이나 기둥이 건물의 하중을 얼마나 받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H빔으로 보강하거나 철거를 피해야 한다. 오래된 상가의 천장에는 석면을 사용한 텍스(흰색 직육면체에 갈매기 문양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가 시공되어 있을 수 있다. 석면이 포함된 것은 정식 허가 업체에 의뢰해 철거해야 하며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불법 철거 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을 수 있다.
2. 전기
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테리어 공사 기간 내내 수시로 작업을 해야 하는 공정이다. 처음 부동산 계약할 때부터 계약전력용량을 확인해보면 좋다. 계약전력이란 한전과 사용자가 계약한 최대 전력량으로 해당 사용량을 초과해서 사용했을 때 누진세가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기본 설정된 계약전력은 3kw로 되어 있는데 5kw까지는 한전에 전화만으로 승압 신청이 가능하다. 과거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영업장이었다면 이미 승압공사가 끝난 후라 전기공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전에 내는 비용과 전기업자의 인건비로 대략 kw당 20만원이 추가된다. 5kw 승압할 경우 내부 전선 공사를 제외하고 100만원 가량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20평 내외의 카페의 경우 특별히 전기를 많이 쓰지 않는다면 10kw면 충분하다. 우리의 두 번째 가게는 25평에서 5kw만으로 충분히 사용하고도 남았다.
3. 도장
다른 공정보다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개인이 직접 도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하자가 많이 생기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공정이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비싼 수입페인트를 사용해서 셀프로 하는 것보다 전문가가 작업한 국산 친환경 페인트를 추천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수입페인트에 대한 만족도는 그저 본인이 지불한 지출의 크기로 느끼는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
4. 목공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인테리어의 콘셉트에 따라 다르지만, 벽체, 카운터, 주방, 천장, 바닥까지 목공이 안 들어가는 부분이 없고 못하는 것도 없다. 그만큼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실력에 따라 완성도의 차이가 크다. 물에 약한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마감재료나 마감 후의 색변화 등도 미리 생각해둬야 한다. 주방 공사를 할 때 가격이 저렴한 MDF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물에 약하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뒤틀림이 있을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5. 금속
한때 인더스트리얼 콘셉트의 인테리어가 유행해서 금속의 사용이 많았다. 목재보다 강하고 가공이 쉬워 전면부 외장재나 주방이나 카운터의 상판재로 많이 사용한다. 다만 물에 약하기 때문에 도장이나 마감을 잘해야 녹이 슬지 않는다. 가격이 비싸고 목재에 비해 차가운 느낌을 줄 수 있어 따뜻하고 편안한 콘셉트의 인테리어에는 좋지 않다.
6. 설비
수도, 화장실 같은 상하수도와 관련된 공정이다. 물이 지나가는 길을 만드는 것이라 꼼꼼하게 작업하지 않으면 누수가 발생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 특히 작년 겨울처럼 한파가 있을 경우에 동파가 생길 수 있어 보온재를 충분히 감아두거나 외부에 접해 있을 경우 열선을 미리 감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유불급이 적용되지 않는 공정이니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좋다.
7. 기타_음향, 인터넷, 보안경비
음향이나 인터넷, 보안경비는 카운터를 중심으로 스피커나 보안카메라, 센서가 놓일 위치에 전선을 미리 배치해 두는 것이 좋다(보안 시스템의 경우 무선장비가 있으니 미리 체크해 둘 것). 공사 후에 시공하면 전선이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눈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철거공사 완료 후 관련 업체를 불러 다른 공정의 작업자들과 입을 맞춰두는 것이 좋다.
위의 공정 말고도 미장이나 타일, 유리, 간판 등의 공정이 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인테리어 업체에서 맡아서 해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업체마다 시공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업종을 해보지 않은 업체의 경우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할 수 있다. 본인이 알고 있다면 인테리어 업체도 좀 더 꼼꼼하게 챙기게 될 것이다.
tip.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할 때 해당 업체가 시공해서 영업 중인 업장에 찾아가 보는 것만 한 것이 없다. 가능하면 사용자에게 후기를 물어보는 것도 좋다. 인테리어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하자가 생길 수 있다. 다만 하자 처리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AS가 문제없다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