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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ASIS OFFICE Oct 25. 2018

음식은 좋은 재료로 만들어야 합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우리가 가게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는 음식, 서비스, 인테리어다. 음식은 콘텐츠, 서비스는 사람, 인테리어는 공간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음식 곧 콘텐츠다. 이에 관해서는 지난번에 얘기한 적이 있다. 



어떤 가게를 하고 싶으신가요?  sep. 13. 2018.  Sep 13. 2018




음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끝이 없지만, 다른 부분에 집중한 나머지 그 무게감을 온전히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다. 사실 가장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써 피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도 많다. 무엇을 팔 것인지를 정하지 않고 인테리어 콘셉트만 잡고 부동산을 덜컥 계약하고는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고,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경험, 기술 없이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말을 자주 쓰는 요즘이다. 훌륭한 음식이 없이는 손님을 끌 수도 유지할 수도 없어 꾸준한 매출을 일으킬 수 없다. 





대부분 경험이 없거나 적은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권하는 것은 가장 좋은 재료 중 하나를 쓰라는 것이다. 실제로 재료가 좋으면 기본은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재료비 부담 때문에 저렴할 뿐 맛이 있을 수 없는 식재료를 사용한다. 비싼 재료를 사용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재료 선택의 기준이 가격이 아닌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재료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직한 재료로 만든 음식은 내 가게를 다시 찾게 할 확률을 높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맛없는 식재료로 손님이 없는 것보다는 조금 남아도 손님이 꾸준히 오는 게 낫다. 유동이 많고 뜨내기손님을 대상으로 한다면 조금 낫겠지만, 그럴 경우 바로 옆에 경쟁업체가 가격이나 맛으로 승부한다면 답이 없다. 








커피를 얘로 들면, 20g의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내려 커피 한잔을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자. 1kg당 20,000원짜리 원두와 30,000원 짜리 원두를 사용했을 때 원두의 원가는 각각 400원과 600원이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4,000원에 판다고 할 때 원가 차이는 한잔당 200원이다. 200원을 덜 벌고 맛있는 커피를 팔아서 단골을 만들고 소문이 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200원 더 받고 다시는 그 손님을 안 보는 것이 좋을까. 조금 단순한 비교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맛집들은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다. 









장사가 안되니까 원가라도 줄이겠다는 심정으로 재료를 아끼거나 남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두 가지 다 손님에게 맛없는 음식을 선보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좋지 않은 일이지만 팔고 남은 음식을 모두 버리더라도 기준에 못 미치는 음식을 판매해서는 안된다. 서비스로도 주지 말아라. 음식점의 주인공은 음식이다. 매력 없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





사람들의 입맛은 점점 높아지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음식이 나오면 음식평론가로 빙의되기도 한다. 손님들은 귀신같다. 맛이 없으면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자주 가던 식당도 재료가 바뀌거나 맛이 없어지면 그들은 머리와 가슴속에 자리 잡은 수많은 음식점 리스트에서 내 가게는 바로 삭제된다. 나쁜 소문은 좋은 것보다 빨리 퍼지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내 가게의 입구를 막아선다. 




요즘은 신선한 농산물과 수입 식재료까지 좋은 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드는 가게가 많다. 실력 있는 요리사에게 배운 사람도 많고 유학을 다녀오거나 현지에서의 경험을 한국에 돌아와 풀어내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들의 입맛은 한껏 높아졌고 그만큼 기대치도 높아졌다. 이제 스페셜티 커피는 기본이고 발로나 초콜릿쯤은 되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이제 좋은 재료만이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다. 












tip.
요즘 스페셜티 커피를 사용한 원두의 경우 2만원대 중반에서 3만원대 중반이면 도매가로 구매할 수 있다. 

대부분의 로스터리 커피 컴퍼니의 경우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 업체 등록을 한 후 결제하고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샘플 신청을 하면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는 회사도 있다. 

가능하다면 로스팅을 가장 잘하는 곳들의 원두를 테스트해볼 것을 권한다. 

그래야 맛있는 커피의 기준을 잡을 수 있다. 

좋은 커피를 맛본 후에 다른 선택을 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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