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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ASIS OFFICE Sep 28. 2018

창업비용, 얼마면 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가게를 준비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업종이나 품목, 업장의 면적, 현장 상황에 따라 또는 본인의 능력이나 욕심의 크기에 따라 준비자금이 달라지지만 최소한의 비용이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크게 들어가는 비용이 인테리어와 부동산 비용이다. 두 가지 모두 그 차이가 하늘과 땅의 다름과 같지만, 손등과 손바닥의 다름처럼 쉽게 바꿀 수도 있는 부분이다. 





창업비용의 핵심은 콘텐츠


판매하고자 하는 품목에 대한 확신과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 앞의 두 가지에 대한 비용 부담이 덜어질 수 있다. 지금은 산 중턱이나 논밭 사이에 있는 가게도 찾아다니는 세상이라 아이템이 확실하다면 접근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승산이 있다. 물론 이건 확인되지 않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지해야 한다. 인테리어 역시 상품의 힘으로 간소화하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간혹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직접 톱과 망치를 들고 인테리어 뛰어드는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가게를 직접 했는데 공사기간이 너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결과물의 완성도에서 크게 떨어진다. 가게도 오픈하기도 전에 공사하느라 진을 빼고 나면 음식과 서비스의 질은 그만큼 떨어지기 마련이다. 자신이 인테리어 전문가가 아니라면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중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인테리어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현명하다. 





부동산은 그 효과가 가격과 비례하는 것이 사실이다. 유동이 많은 곳은 임대료와 권리금이 비싸서 소규모 창업자에게는 하늘의 별처럼 높고 멀다. 하지만 반짝거려서 갖고 싶은 유혹이 귀금속에 버금간다. 최근에는 조금이라도 뜨는 골목엔 시설도 없고 기존 고객도 없는 기존 임차인이 높은 권리금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높은 유동은 꾸준하고 기본적인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고 음식이나 서비스가 잘 받쳐준다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여유가 없다면 2층이나 뒤로 몇 블록 떨어진 골목에 있는 곳도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메인 상권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나 2층에 가게를 구했다. 아직 임대료가 낮고 권리금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가게를 정리하고 나올 때는 얼마의 권리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탄탄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면 메인 골목에서 도보로 5~10분 내외의 거리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인테리어 비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돈을 많이 준다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만도 아니다. '비싸 보이는' 잔재주로 눈속임을 하거나 처음 계약 때와 달리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인테리어 문의를 할 때 '평당' 가격으로 물어보는데 현실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다. 먼저 평수가 작을수록 평당 인테리어 비용은 올라간다. 10평 인테리어가 20평 인테리어의 반값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10평짜리 공사는 평당 500만 원인데 30평짜리 공사는 평당 200만 원이 될 수 있다. 본인의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을 얘기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 시안을 잡는 것이 빠를 수도 있다. 인테리어 견적을 문의할 때는 대략적인 시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장 큰 가격 요소인 소재나 공법에 대해 인테리어 업체가 말한 부분을 기억해뒀다가 다른 업체와 비교견적을 받는다면 비교적 안전한 견적을 받을 수 있다. 





카페 창업자들은 커피머신 관련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커피머신은 적게는 300만 원에서 3000만 원대로 다양하다. 특히 요즘은 그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어서 필요 이상의 고급 기계를 사용하는 경향이 큰데 솔직히 무엇을 위한 도구인지 의문이다. 좋은 기계일수록 안정적인 커피 추출과 맛을 유지하기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그 기계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지 의문이다.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 커피머신의 외형만으로는 자신의 실력을 감출 수 없다. 대부분의 1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인 경우 시중에 유통되는 최소사양의 업소용 커피머신으로 충분히 안정적이고 맛 좋은 커피를 오랜 기간 추출할 수 있다. 특별히 커피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면 고사양의 커피머신은 지양하라 권하고 싶다. 









 창업비용은 본인이 가진 콘텐츠에 따라 달라진다. 앞서 말한 대로 얼마나 많이 준비하고 확실한 아이템인지에 따라 다른 부분의 부족함을 덮을 수 있다. 우리의 두 번째 가게는 인적이 드문 공구상가의 한쪽 모퉁이 2층에 있었다. 간판도 없어서 손님들은 가게 앞에서 서성이기 일쑤였다. 권리금이 없고 저렴한 월세 때문에 택한 장소였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한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창업자들에게 권리금이 없는 곳, 부동산 비용이 저렴한 곳을 추천한다. 대신 본인이 하고 싶은 콘텐츠를 확실히 하라고 얘기한다. 그것이 초기의 비용도, 실패의 위험도 줄이는 방법이다.










tip.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 주방의 동선이나 수납이다. 

실제로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인데도 보이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이다. 

주방 동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인테리어 업체가 많다.

본인이 준비하는 가게와 같은 업종의 잘 만들어진 구조의 가게에 가서 주방의 구조를 엿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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