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Apr 17. 2024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비끄덕거리는 가업 승계

《Ghostbusters: Frozen Empire·2024》노스포 후기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은 이제 가업(家業)의 산물이 되었다. 고(故) 아이반 라이트먼이 시작해 아들인 제이슨 라이트먼이 만든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이 흥행하면서 프랜차이즈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제이슨 라이트먼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공동 작가였던 길 키건에게 메가폰을 넘겼다.


영화는 많은 성장통에 시달린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향수와 새로운 방향을 오가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1기 고스트버스터즈(댄 애크로이드, 빌 머레이, 어니 허드슨, 애니 포츠)가 모두 등장하고, 2기(폴 러드, 캐리 쿤, 핀 울프하드, 맥케나 그레이스, 셀레스트 오코너)와 함께 한다. 이렇게 많은 인물들을 한꺼번에 다루려니까 진행 속도가 느리고 이야기가 분산되어서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전작〈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이 성공했던 두 가지 장점 중 하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째, 원작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다. 고스트버스터즈가 되는 것에 대한 본질, 책임감, 1기의 유산을 되짚는 줄거리는 다분히 전략적이다. 


많은 레거시퀄이 프랜차이즈의 명성에만 기대해왔는데, 《오싹한 뉴욕》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세계관을 대담한 방향으로 밀어붙인다. 그것이 두 번째 이유인데, 원래 이 시리즈는 아직 미혼이라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웠었다. 그런데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부터 가족코미디로 변모했다. 과학교사 그루버슨(폴 러드)이 스펭글러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동시에 10대 소녀 피비를 주인공 삼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오싹한 뉴욕》 역시 가족극으로 나아가기 위해 피비에게 서사를 맡겼다. 그런데 피비는 아직 미성년자라서 활동에 제약을 받고, 삐뚤어진다. 그 반항의 형태가 멜로디(에밀리 알린 린드)라는 유령 소녀와 교감하는 형태로 표출된다. 유령에 대한 호감이 어리석은 선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갈등이 허술해졌다. 똑똑한 캐릭터를, 원할한 줄거리 진행을 위해 편의적으로 다뤄지다 보니 발생한 사고였다. 우스개소리로 챗GPT가 극본을 썼다고 할 만큼 갈등이 해소되는 방식이 우당당탕이다.


분명 결함이 있지만,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진 않는다. 먹깨비, 도서관 유령, 뉴욕 시장 월터 펙(윌리엄 애서튼)이 다시 돌아온 것은 반가웠다. 에필로그에 레이 파커 주니어의 주제가가 울려퍼지며 원작의 향수를 자극한다. 마지막에 고(故) 아이반 라이트먼에게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이 뭉클했다.


★★☆ (2.5/5.0) 


Good : 잘 계승된 원작의 분위기

Caution : 정리되지 않은 어수선함


■각본 겸 제작을 맡은 제이슨 라이트먼이 가족극으로 기획한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아버지 영화에 대한 애정이 전해져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네요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