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el Ridge·2024》노 스포 후기
영화의 첫 장면부터 숨 막힐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만큼 정치적으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테리 리처먼드(아론 피에르)는 루이지애나의 작은 마을에 들어서다 두 명의 ‘백인’ 경찰 36000달러를 소지한 혐의로 불심검문을 당한다. 테리는 트럭을 팔아서 현금을 얻었다고 설명하고 사촌을 감옥에서 보석으로 풀어주기 위해 법원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마약 범죄와 연루되었을지 모르니 일단 압수하겠다고 가져가 버린다.
영화는 주인공을 당장 액션 히어로로 탈바꿈시키지 않는다. 배경과 캐릭터 묘사에 온 힘을 다한다. 테리는 법원에서 서기로 일하는 섬머 맥브라이드(안안나소피아 롭)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사촌의 이송을 막으려 하지만, 법원의 행정절차는 그런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지루해 보이는 일상을 계속 비추면서 관객에게 시간과 장소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테리는 부패한 백인 경찰 두 명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는 카운티의 관료주의 시스템 전체와 싸우고 있다. 샌디 번 서장(돈 존슨)의 지침 아래, 마을 경찰들은 심문에서 범죄로 기소할 필요가 없이 자신의 재량에 따라 사유 재산을 압류하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었다. 재산권 등 기본권의 침해 여부는 카운티의 부족한 예산 때문에, 판사와 시청 공무원이 모른 척 눈감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분노를 마동석처럼 주먹질로 응징하는 손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 테리와 섬머 그리고 양심적인 경찰‘서피코(데이비드 덴맨)’은 폭력에 호소하지 않는다. 가급적이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 마을에 벌어지는 부조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다. 테리는 마을 경찰을 설득해 보고 안 되면 제압하는 식으로 사태를 수습해 보려고 애쓴다. 동시에 서장의 부패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사이다를 기대한 시청자들이 있겠지만, 이런 식의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블 리지》는 엘리트 카르텔의 폐해를 지적한다. 공직자들이 시민이 부여한 권한의 허점을 활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긴다. (주인공 일행은) 공무원끼리 짜고 자신의 범죄혐의를 덮고 개혁 조치를 회피하고, 견제를 무력화시키는 경찰국가를 조사한다. 사법기관이 견제받지 않는 모습은 동방의 반도국가가 떠오르지 않는가? 《레블 리지》의 시나리오는 끝까지 차가운 이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법 불신을 오락 영화의 형식에서 풀어내고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각자의 정의관과 정치적 견해를 점검해 보라고 말이다.
★★★☆ (3.7/5.0)
Good : 저기는 마을 하난데, 우린 나라 전체가 그렇잖아
Caution : 마지막에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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