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 TOP 100 (中)

Asian Cinema

by TERU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 영어권 관객들이 자막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역사적인 분기점을 시작으로 아시아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아시아 영화는 사랑과 죽음, 인생과 빈곤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유불선(儒佛仙)으로 대표되는 동양사상이 관람 후 다양한 감상평을 불러일으키고, 대체적으로 새드 엔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아시아 영화시장은 북미와 유럽을 압도한다. 세계 2위의 중국 영화 (93억 달러), 세계 3위의 일본 영화 (24억 달러), 세계 4위의 한국 영화 (16억 달러), 세계 7위의 인도 영화 (16억 달러), 세계 15위의 대만 영화 (4억 달러), 세계 17위의 인도네시아 영화 (4억 달러), 세계 19위의 아랍에미리트 영화 (3억 달러), 세계 20위의 말레이시아 영화 (3억 달러), 세계 21위의 홍콩 영화 (3억 달러) 순이다.



#60 : 나의 집은 어디인가 (Flugt·2021)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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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원피스를 입고 장 클로드 반담에 빠져있던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해맑은 소년이 코펜하겐의 성공한 학자가 되기까지 25년의 시간 동안, 그는 무채색의 시간 속을 걸어왔다.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 감독과 실제 친구 사이인 아민이 남편에게조차 숨겨왔던 개인사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애니메이션은 ‘아프가니스탄 난민’이며 ‘성소수자’라는 이중의 커밍아웃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변인들을 위로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국제 영화상 부문에서 동시에 후보에 오른 첫 사례로 역사에 남았다.



#59 :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2007) 마르잔 사트라피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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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벌어진 역사적 연유를 알고 싶다면 이 애니메이션을 강추한다. 이란계 프랑스인 만화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인 작품, 〈페르세폴리스〉은 극 중 할머니의 대사인 “자유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를 주제인 애니메이션이다. 이란인으로서 마르잔, 여성으로서 마르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에서 타자로 지낸 마르잔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란의 현대사를 담담히 서술한다. 낯선 나라 이란의 이슬람 신정통치를 알기 쉽게 이해시킨다.



#58 : 구름에 가려진 별 (Meghe Dhaka Tara·1960) 리트윅 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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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골 분할로 고향인 자카르(방글라데시의 수도)에서 캘거타로 추방당한 리트윅 가탁 감독은 그 경험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여자의 잔혹사에 비유한다. 부모와 네 명의 자녀로 구성된 6인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버지는 교사, 어머니는 전업 주부, 장남 샹카르는 가수 지망생안 백수이고, 장녀 니타는 문학석사(M.A.)를 공부하며 과외 교사로 일하고 있다. 차녀 기타는 대학생이지만 빈둥거리고, 차남 만투는 운동을 잘 한다. 각 캐릭터는 한 가족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유형의 구성원들의 캐리커처리다. 백수인 예술가 오빠, 소녀 같은 여동생, 책임감 있는 큰딸, 닥달하는 어머니, 무책임한 가장에서 개인적인 이야기가 보편적인 울림으로 나아간다. 동서 파키스탄의 분리로 인해 피난민이 된 고통을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만나지만 더욱 큰 비극을 초래하는 알레고리로 표현한다.인도 전통음악 라가 (Raga)가 불쑥 이미지에 침범하는 브레이트 효과적 사운드 편집, 타고르와 W. B. 예이츠의 시의 공존, 다큐멘터리적인 건조함 위에 표현주의적 촬영의 침범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영화적 화법이다.



#57 : 레이드 1,2 (The Raid: Redemption/Berendal·2011-4) 가렛 에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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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오늘날 액션영화는 경비절감을 이유로 본질을 놓치고 있다. 컴퓨터 특수효과와 편집 기술의 발전은 정극배우도 무술 동작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가렛 에반스 감독의 〈레이드〉는 전통적인 액션 영화를 생산한다. 와이드 샷에, 무술 전문 배우끼리의 박진감 넘치는 격투에서 정말로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겨 나가는 생동감을 스크린 너머로 전달한다.



#56 : 성항기병 (Long Arm Of The Law·1984) 맥당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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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을 일컬어 ‘성항기병(省港旗兵)’이라 부른다. 침사추이 보석상을 털러 온 홍위병 출신 본토인이 경찰의 끄나풀인 삼합회 보스에게 속아 부패 경찰을 살해한 후 홍콩 경찰의 가장 뜨거운 표적이 된다. 홍콩반환이 의미하는 미래에의 불확실성을 폭력성으로 묘사한 것인데, 그중에 의리와 낭만은 오우삼이, 하드보일드와 리얼리즘은 임영동이 이어받아 홍콩 누아르로 발전하게 된다.


본토 중국인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죽의 장막을 뚫고 식민 통치를 받는 홍콩에서 더 나은 기회를 간절히 원했는지 탐구한다. 오늘날의 맥락에서는 역전되었지만, 그 역동성과 투쟁의 잔재가 G2로 올라선 원동력이라고 숙고하게 만든다. 〈대부 III(1990)〉에 오마주된 헬리콥터 매복부터 멕시코 대치, 구룡성채 총격전까지 《성향기병》은 오늘날에도 액션 영화의 이정표로 남아 있다.



#55 : 금연자 (金燕子·1968) 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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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에게 흔히 보이는 극단적인 폭력 묘사와 비장미가 최초로 확인되는 작품으로 의미가 깊다. 장철은 패배할 것을 알면서도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무모함과 그런 행위를 통해서라도 정신적 이상을 완성하려는 의지를 예찬했다. 의리와 명예를 위해 죽음을 택하는 ‘남성의 윤리’는 '협의(俠義) 정신'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영웅적인 유혈사태’는 장철의 조감독이었던 오우삼에 의해 할리우드에 전래되었다. 그의 미학은 오우삼, 맥당웅, 임영동, 황자강, 두기봉, 유위강, 맥조휘, 쿠엔틴 타란티노, 로버트 로드리게스, 매튜 본, 류승완, 장예모, 채드 스타헬스키에게 계승되었다.



#54 : 동사서독 리덕스 (ASHES OF TIME Redux·2008) 왕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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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나뭇가지도 아니고 네 마음일 뿐이다.’라는 불경 구절을 읽고서 왕가위 감독은 제작을 결심했다고 한다. 주인공 ‘구양봉(장국영)’은 사랑하는 여인이 형과 결혼하게 되고, 두 사람의 결혼 당일 산으로 들어가 살인청부업자의 삶을 살아간다. 그는 구속받지 않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자신 스스로 쳐놓은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왕가위의 〈동사서독〉은 퇴락한 현재는 불타던 과거의 잿더미에 불과하다며, 전지적 시점의 내레이션과 끊임없이 일렁이는 이미지로 현재 함께해도 과거로 계속 회귀하게 만드는 거대한 풍경화를 그려 넣는다.



#53 : 용쟁호투 (Enter The Dragon·1973) 로버트 클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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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에서 아시아 영화가 살아남는 법을 쿵푸 영화가 시범을 보인다. 이소룡은 동양인 배우가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쇼 브라더스(Shaw Brothers)의 무술 영화 전통을 007시리즈 스타일을 빌려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 처음으로 아시아 영화의 가능성을 선보인 기념비적인 출세작이다.



#52 : 뮤직 룸 (The Music Room·1958) 샤티야지트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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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가 아푸 2부와 3부 사이에 연출한 《뮤직 룸》은 〈아푸 3부작〉과 대비된다. 〈아푸 3부작〉이 시골 소년의 성장기였다면, 《뮤직 룸》은 죽음이 예고된 시골 귀족의 이야기다. 여기서 음악은 데카당스(암울한 현실을 외면한 채 이상적인 조형 그 자체를 탐닉하는 예술)를 의미한다. 사라져가는 삶의 방식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몰락하는 귀족과 상승하는 부르주아의 교차하는 운명을 통해 한 시대의 종언과 가치관의 대립을 샹들리에, 촛불, 등불, 태양의 빛이 사그러듬으로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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