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분위기가 바뀐 것 같습니다. '디스 인플레이션' 즉 물가 하락 이야기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더 끈적끈적하다고 우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단 지난주 발표된 경제 지표부터 빠르게 짚어볼까요. 먼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6.4%로 집계되며, 예상을 웃돌았죠. 전반적으로 보면 물가가 둔화한 건 사실입이다. 하지만 둔화 폭이 크지 않았는데요. 여기에 이후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 소매판매 지표 모두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암시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탄탄한데 인플레이션은 잘 잡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다 보니, 연착륙과 경착륙 둘 다 아닌 '무착륙(노랜딩)' 시나리오도 등장했는데요. 사실 노랜딩이라는 건 미국 경제가 급격하게 둔화하는 건 아니나, 인플레이션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고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거란 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긴축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연준 인사들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일부 매파 인사들은 지난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아니라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현재 3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이어 5월 금리 인상 역시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이제 시장은 6월에도 금리를 올리느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FOMC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기록한 의사록이 현지 시각 22일 공개됩니다. 또, 연준 내 금리 인상에 대한 기조는 어떤지 엿볼 수 있어 보이는데요. 지난번 회의에서 시장은 ‘금리 인상을 지속한다’는 문구를 삭제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유지했죠. 배경은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지난주에 몇몇 연준 인사들이 지난번 회의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 어떤 소수 의견들이 나왔는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현지 시각 23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PCE 물가가 공개됩니다. 전망치는 지난달과 비슷한 4% 수준인데요. 관건은 지표가 예상을 웃도느냐입니다. 이번 주에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속될 거란 우려가 커진 바 있는 만큼, 이번 지표도 주시할 필요가 있고요. 파월 연준 의장이 강조한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어떤지도 함께 살펴본다면 향후 연준의 움직임을 예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여럿 예정되어 있고요. 월마트와 홈디포 등 여러 소매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1) 중국 :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2월 대출우대금리(LPR)가 20일 공개됩니다.
2) 한국 : 23일에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현재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냐 혹은 동결이냐를 두고 시장에서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물가가 더 높아지고, 미국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동결론자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짙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 중입니다.
3) 일본 : 23일 일본 증시는 쉬어갑니다. 또, 24일에는 일본은행의 신임 총재 후보인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의 총재 후보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아마 이때 향후 정책 기조를 언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이외에도 현지 시각 24일부터 26일까지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인도 뱅가루르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암호화폐 규제, 글로벌 경기 침체, 개발도상국의 부채 문제가 논의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