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나의 이 요리취미는 가족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준다. 남자는 삼시 세 끼를 밥, 국에 잎 푸른 채소의 숙채를 좋아한다 그리고 마른 밑반찬엔 손을 대지 않는다.
한 남자의 입맛을 맞추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늘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빅마마는 어마어마한 요리실력자다. 그녀를 아내로 둔 남자는 입호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내가 사소한 실수를 했다 해도 그 흠을 다 덮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가사일 중에 가장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가장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밥 먹는 즐거움은 그 어떤 오감이 주는 것보다 크기 때문이다.
입짧은 남편과 요리전문가 아내.
솜씨껏 많은 찬을 차려내는 아내와 반찬수가 많다고 불평하며 깨작거리는 남편. 이 부조화 부부는 왜 계속 어긋나는 것일까? 처음엔 빅마마가 참 안돼 보였다. 남편에게 자신의 솜씨를 인정받고 있어 매끼마다 한정식을 차려내지만 젓가락 한 번 대지 않는 반찬도 있고 늘 투덜 되는 남편.
나도 늦게서야 깨달은 건 자존심이 강한 남편은 대체로 잘난 아내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빅마마의 요리는 그녀 남편에게 인정받을 필요 없는 능력이다. 그녀 스스로의 자부심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왜 남편의 칭찬으로 자신이 인정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녀는 남편의 밥상 위 찬의 개수를 고민 없이 줄여야 된다. 남편의 그 오랜 불만을 왜 반복해서 들으면서 고쳐지지 않는 걸까?
어리석은 빅마마.
지금의 빅마마. 요리샘으로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그녀를 존경하고 따르는 아주 많은 이들의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걸까? 여자에겐 남편의 관심과 사랑보다 더 바라는 것은 없는 것일까?
그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해 지금의 빅마마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은 같은 여자로서 정말 실망되는 부분이다.
남편은 대체로 잘난? 부인을 감당할 용기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손상 입는다고 아주 본능적으로 알고 대처한다.
빅마마여. 지금도 충분한 able woman이니 남편에서 벗어나길, 남편의 칭찬을 받기 위해 더 이상 밥상을 차리지 않기를 권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자신이 원하는 말을 들려주고 자신의 의사에 무조건 동의해 주는 이에게 마음이 열립니다. 싫어하는 거 해주지 말고 내 잘하는 거 하지 마길 바랍니다. 여자의 인생에 남자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모파상의 < 여자의 일생> 여주인공 잔느같이 오로지 남편만 사랑했다는 것만이 자신의 위로가 되는 그런 인생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