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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토리아 Oct 06. 2024

<대도시의 사랑법> 속 두 남자

당신을 소비하지 마세요

  60대의 나이에 이 영화를 본 이유?

도대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궁금하지 않은가?

도저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대라 해도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아무것도 모르고 라테 같은 소리로 젊은 세대들에게 훈계나 하는 할머니로 늙고 싶진 않기 때문이라...


같은 강좌를 듣는 60대 후반의 K여사가 했던 얘기


" 우리 젊을 때는 영화관에 가서 손만 잡혀도...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닌가?... 했다니까. 나도 처음 사귄 남자랑 영화관에 갔는데 갑자기 손을 잡혀가지고... 그냥 그 남자랑 결혼했어.  바보같이..."


내 주위엔 이런 여성들이 꽤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ㅎㅎ


배우 김고은은 꽤나 연기를 잘해 상황들이 실제처럼 여겨져 나름 흥미롭게 봤지만 역시 영화 속의 두 남자의 행동을 보고 그 오래전 우리 시대 쫄남들과 별 다르지 않아 참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쫄남들의 행동은 여전하구나. 물론 영화 속 전개이지만 본디 영화는 실제 상황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것이 아닌가?  그때도 그랬다. 

"헤퍼 보여"  "걸레잖아"  이런 말로 얼마나 자신 주위의 여성들을 하찮게 여겼는가?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말하는 쫄남들의 속내는

"나도 너랑 한 번 하고 싶어" 였지 않나 싶다.  

푸하하하  이 뒤늦은 깨달음이라도 알아채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영화 속의 김고은은 학과동기들의 험담에 항변하기 위한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지만 그 후유증은 오히려 그녀를 처참하게 만든다.

우리 시절에도 쫄남끼리 하는 말이 있었다.  " 연애하는 여자 따로, 결혼하는 여자 따로" 

이런 쫄남들의 존재를 미리 알아채고 괜한 상처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뭐  연애만 하고 싶다면? 그래도 상처를 안 받는다면?  아무 상관없음요.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 여전히 지금도 여성은 남성들에 의해 소비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정말 사랑에 자신을 던지는 젊은 여성들은 너무 저렴한 사랑에 몸을 소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걸레인 남자도 무수히 많다. 그런데 남자는 걸레라는 단어로 불려지진 않는다.  걸레보단 어감적으로 나은 바람둥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여성 모욕적인 단어.  여성에게만 던져지는 차별 언어다.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청소할 때만 꼭 걸레를 쓰세요"라고.


영화에 폭력남자친구가 나온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예비신랑. 그 직업에 무색하게 여주인공 재희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여성에 대한 남성 폭력은 정말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잠자리를 같이 한 여성들에게 남성들은 우위적 위치를 확보했다는 생각에 쉽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  정말 남자라는 이유로, 남편이란 이유로...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는 폭력이다.  예전보단 줄었다고 하지만...

이런 폭력은 거의 동물적 본능이라 정말 스스로 제어가 안 되는 남자들이 많은 것 같아 여성들은 정말 자신의 신체를 잘 건사해야 하는데.... 무기력하게 맞고 있는 재희를 보면 정말 안타깝다.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는 게 정말 어려운 건가?  스스로 약자라고 여겨 대항을 못하는 것인가?

아님 남자를 강자로 인정하기 때문인가?


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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