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대강 보기
현재와 이상의 차이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이상을 좇으려면 현재 가진 것을 포기해야 하는데 선뜻 포기하기가 쉽지 않고,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려면 내 안의 불만을 수용해야 하는데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가진 것을 놓아버리든지 생각을 놓아버리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요즘의 나는 생각을 놓아버리는데 더 몰두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그저 내 호흡을 바라보고 잠시 주변의 자극에 감각을 집중해 보는 것으로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데 더 애쓰고 있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이내 흘러가기를.
결국엔 돌이켜보면 웃을 수 있는 별 것 아닌 일이 되기를.
마치 조금 더 먼 미래에서 지나간 일을 바라보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한 눈으로 대강 보듯이 가볍게 보려고 한다.
놓지 못하는 것에는 놓지 못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일지도,
환경을 바꾸기보다 내가 나를 다스리는 것이 더 급선무기에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기에,
내가 상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내맡겨져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마치 나를 선택하듯 지내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애쓰지 않고, 덜 억지로 행하는 방향으로 지내보고 있다.
때가 되고 마음이 먹어지면 변화를 향하는 방향으로 내 몸이 자연히 행하고 있을 거라고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