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뀔 때 기쁜 것은
새로운 계절의 습관을 두 팔 벌려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과 이별할 땐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기쁨을 맞이할 수 있으며
가을과 이별할 땐 떨어져버린 나뭇잎과 함께 특유의 멜랑콜리도 떨쳐내버릴 수 있다
겨울의 시작에 헤어졌던 그는 더 이상
미련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다
사람과의 이별은 받아들여야만 하지만
어느 습관과의 이별은 어떤 방식으로 거부했다
그래서 어떤 습관은 계속할 수 있음에
문득문득 평온함을 내 삶에 불러올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습관은 놓아버릴 수 있음에
내 삶에 더 큰 자유를 맞이할 수 있었다
사람이 바뀔 때 기쁜 것은
그 사람의 습관과도 이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시간이 흐름에 기쁜 것은
모든 것들이 나로 인해 퇴색돼 내가 괴로워하던 습관들과 이별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이 기쁜 것은
그래서 내 일부가 된 작은 습관들과 결국 이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