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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앤 Feb 05. 2024

빨강머리앤 속의 기독교 교육 이야기(2)

빅토리안 시대의 주기도문 카드와 성화 이야기


빨강머리앤의 배경이 되는 빅토리안 시대 영국계 캐나다인들의 시골 마을은 대다수가 기독교인이며 가정과 교회에서 신앙 교육을 중요하게 이어가던 시기였습니다.


마르게리트 반 다이의 빅토리안 시대 캐나다에 대해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중요시했던 이유는 당시의 사회가 가족을 중심으로 농촌 경제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가족끼리의 연대와 단합이 이민자 농민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각 가정은 기독교 신앙을 중심으로 그 연대감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 당시 아이들 신앙 교육의 목적으로 발달한 기도문 카드와 성화 그림이 집집마다 신앙 교육을 위한 교육 자료로 있었는데요. 빨강머리앤 안에도 바로 그러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And that reminds me. Go into the sitting room, Anne—be sure your feet are clean and don't let any flies in—and bring me out the illustrated card that's on the mantelpiece. The Lord's Prayer is on it and you'll devote your spare time this afternoon to learning it off by heart. There's to be no more of such praying as I heard last night."


- Anne of Green Gables, Chap 8.



마릴라가 앤에게 신앙교육을 하며 주기도문 카드를 찾아서 외우라고 시키는 장면이 등장하는데요. 어린이 기도문 카드는 당시에 굉장히 중요한 신앙교육 방법 중 하나였고, 주기도문 카드는 어린시절부터 아이들이 읽기를 배우며 당연히 집에서 배우고 암송하던 교회 전통이 있었습니다.


19세기 말 빅토리안 시대에 유행한 주기도문 카드들을 아래에 함께 소개합니다.


위의 두 카드처럼 전문을 화려하게 꾸며 만든 카드도 있는가하면, 여러가지의 그림과 함께 각 구절을 나눠서 만든 아래와 같은 형태의 카드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주기도문 외에도 다양한 기도문 카드는 교회와 가정에서 애용하던 신앙교육 교구로 사랑받았으며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당시의 기독교 카드들이 보존되어 전해지기도 합니다.


특히 기도문 카드는 개신교와 가톨릭 모두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었기에 당시에 많은 종류가 발달하였으며 이는 뒤 이은 에드워디안 시대인 20세기 초기까지 이어져온 전통이었다고 합니다.



성화 역시 가정에서 집안을 장식하거나 신앙을 교육하기 위해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앤의 이야기 속에서도 마릴라 집에 걸려있던 성화가 등장하는데요.



"Anne, whatever are you thinking of?" demanded Marilla sharply. Anne came back to earth with a start. "That," she said, pointing to the picture—a rather vivid chromo entitled, "Christ Blessing Little Children"—"and I was just imagining I was one of them—that I was the little girl in the blue dress, standing off by herself in the corner as if she didn't belong to anybody, like me. She looks lonely and sad, don't you think? I guess she hadn't any father or mother of her own. But she wanted to be blessed, too, so she just crept shyly up on the outside of the crowd, hoping nobody would notice her—except Him. I'm sure I know just how she felt. Her heart must have beat and her hands must have got cold, like mine did when I asked you if I could stay. She was afraid He mightn't notice her. But it's likely He did, don't you think? I've been trying to imagine it all out—her edging a little nearer all the time until she was quite close to Him; and then He would look at her and put His hand on her hair and oh, such a thrill of joy as would run over her!

-Anne of Green Gables, Chap 8



앤은 예수님이 어린 아이들을 축복하는 장면이 담긴 성화를 오래도록 감상하며 이야기를 하는데요. 실제로 이러한 장면의 성화가 빅토리안 시대에 여러 종류가 있었으며 그 중 앤이 말했던 그림과 유사한 두 그림을 아래에 소개해봅니다.


두 그림은 빅토리안 시대에 널리 유통되던 인쇄된 성화 시리즈에 속하며 주로 가정 및 교회, 학교에서의 신앙교육을 목적으로 인쇄되었던 자료들입니다.


당시 캐나다 농촌의 이민자 가정을 생각해볼때 앤이 본 그림도 아마도 이런 그림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Jesus Christ blessing little children (colour litho) by English School, (19th century)
Antique Religion Print of Christ Blessing Little Children, 1913

영국계 이민자 가족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자라가도록 교육하기 위한 도구로서 이어져온 신앙교육은 그 중요성때문에 이렇듯 다양한 종류의 기독교 교육 자료를 발달시켰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집안을 꾸미는데도 사용되었던 빅토리안 시대의 흔적은 빨강머리앤 속에 구체적으로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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