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여러 날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 선택은 어려웠다. 그렇다면 아직은 삶에 미련이 남았다는 이야기겠지.
자살을 조장하려고 쓰는 글은 아니다. 그저 죽음이란 것이, 삶의 종지부를 찍는다는 것이 무책임하지만 더 편한 것은 아닐지 고민을 던지는 것뿐.
한 장의 유서도 없이 저기 창 밖으로 몸만 내던지면 끝낼 수 있다. 버거운 고민도 모두 사라진다. 아니 더 이상 고민 따윈 할 수도 없게 된다.
잔인하지만 참 달콤한 유혹이다. 죄를 지은 것은 나인데 다른 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날 괴롭힌다. 그래서 죽음이란 단어는 사치다. 나는 더 괴로워야 하고 속죄해야 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여타 다른 핑계로 나는 죽음을 선택할 수 없다. 누군가 이 글을 보는 죽음을 선택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더 괴로워 야하기 때문에 죽어선 안된다고. 잔인하지만 아직 다 속죄한 것도 아니고, 또 매몰차지만 아직 더 다른 이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그래서 아직은 살아있어야 한다고.
다른 이들에게 말해준다는 핑계로 나는 이렇게 살아있다. 또 살아있을 것 같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