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응원을 받고 있는 글들을 보았다. 좋은 글들이었고 글솜씨도 훌륭했다. 보기 좋게 사진도 올려져 있고 책의 주석이 달린 글도 있었다.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 브런치에서도 돈을 벌려면 저렇게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거구나.
여기서 응원을 받으려면 감정과 함께 해법까지 건네주어야 하는구나.
사람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 돈을 쓰기 마련이다. 개인의 니즈에 부합된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된다. 그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현실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결국 브런치에서 작가님이라는 타이틀로 지칭해주고 있지만 내 글은(적어도 지금의 주제들은) 응원을 받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아마추어의 글인 것이다.
응원을 받고 싶어서 글을 쓰지는 않는다. 브런치 작가라고 불리기에도 부끄러울 만큼 글도 적게 적는다.. 나는 타로로 밥벌이를 하는 타로선생이자 타로꾼이지 전업 작가가 아니다.
무엇보다 브런치에서의 내 글은 마음이 심란할 때 글을 적어가며 나를 달래는 또 하나의 도구이자 살려달라고 소리칠 수 없을 때 떠오르는 감정의 통로일 뿐이다. 그래서 내 글은 공감을 원하지도 또 무언가의 대가를 원하지도 않는다. 적고 나면 퍼져나가는 감정의 메아리 같은 글이기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짧다. 길게 쓰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길게 적겠지만, 감정의 응축으로 하소연하는 글이 길어봐야 무엇할까..
드디어 약을 먹고 잠을 잘 수 있었다. 약간이나마 줄었던 약의 강도는 다시 세졌고, 여전히 심장이 떨리지만 그래도 며칠 전만큼은 아니다.
과연 좋은 현상일까?
화요일이지만 지옥 같은 한 주가 벌써부터 예약이 되어있다. 나의 지옥은 돈과 무능과 신뢰다.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수많은 독촉과 좋은 사람에게 좋지 못한 감정을 선사하는 무능함. 그리고 신뢰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나의 행동들이 내게는 지옥이다. 그리고 그 지옥은 오늘부터, 아니 당장 지금부터 시작이다. 어쩌다 보니 한 템포 쉬어가게 된 시간조차 그런 불안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병원에 한 번 가기 힘든 경제적인 어려움.
그런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는 무능함.
그리고 항상 신뢰를 주던 사람이 더 이상 그러지 못한다는 무너진 신뢰도.
상담을 마치고 나니 또다시 생각과 생각의 꼬리가 나를 괴롭힌다. 과연 나는 상담을 해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과연 나는 누군가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정말 과연 나는 삶을 지속해도 괜찮은 사람인 건가..
언제나처럼 말하지만 나는 자살을 유도하지도 찬양하지도 않는다. 그저 나라는 사람의 삶의 가치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진 것뿐.
조금은 가벼워진 몸으로 보낸 하루였지만 (아무것도 못하긴 했으나) 마음은 여전히 무거운 오늘. 오늘의 감정은 "자책"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