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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를수록 드러나는 무의식

— 히무로 유리의 자가드 텍스타일을 정신분석적으로 읽다

by 예술심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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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e6r6Sb3U5I







저는 그동안 제품디자이너로 25년도 기준으로 24년을 활동해왔지만

유치원도 다니기 전부터 미술을 꽤 오랫동안 전공하며, 디자인 전공으로 2001년도에 학부를 졸업했습니다.

그동안 석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정신분석학을 심도있게 구성했습니다.



저는 대학때 영화 평론가나 영화 미술 감독 등을 꿈꿨기 때문에 씨네 21을 꽤 오랜 기간 읽으며 준비해왔었습니다. 이 코너는 제가 영화나 전시, 미술 작품을 분석하는 용도로 사용해보려 합니다.




오늘 제가 다녀온 전시는 그라운드 시소 한남의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전시입니다.

논문으로 실제 정신분석이나 다른 신진 연구자 발표, 국가지원 사업 등을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1. ‘직조(織造)’의 심리: 무의식의 실을 엮는 행위

정신분석에서 ‘짜기(weaving)’는 종종

무의식적 기억, 욕망, 억압된 감정들을

‘상징적으로 조직화’하는 행위로 해석됩니다.


히무로 유리가 자신의 일러스트를 자가드 직조로 짜는 것은

자기 내면의 이미지를 ‘실과 패턴’이라는 물질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프로이트(S. Freud)가 말한 ‘꿈의 작업(dream-work)’처럼

심리적 내용을 상징화(symbolization)하는 예술적 무의식의 표현이라 볼 수 있습니다.


� 즉, ‘직조’는 자신의 내면을 ‘짜맞추는’ 동시에,

그 혼란스러운 감정과 기억을 하나의 질서 속에 엮으려는 시도입니다.




✂️ 2. ‘컷팅(cutting)’의 심리: 자아 분리와 재탄생

그녀의 작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행위는 바로 ‘자르기’입니다.

자가드 천을 가위로 자르면 그 밑에 숨겨진 또 다른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이는 정신분석적으로 보면 ‘자아의 해체와 재구성’을 상징합니다.


라캉(J. Lacan)은 인간의 자아를 “거울 속 이미지”로 설명했습니다.

즉, 우리는 ‘전체적 자기상’을 구성하기 위해 단편적인 조각을 통합하죠.

하지만 히무로는 그 거울 같은 자기를 ‘자름’으로써,

기존의 자아 표상을 의도적으로 분절(disruption)합니다.

이 컷팅 행위는 파괴가 아니라 재탄생입니다.

자른 뒤 드러나는 ‘새로운 이미지’는 억압된 무의식의 복귀(return of the repressed),

혹은 진정한 자기(True Self)의 재등장을 의미합니다.



✂️ 그녀의 가위질은 ‘자기부정’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회복’의 시도입니다.

자르고, 다시 보며,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는 순간

무의식 속 잃어버린 자기가 모습을 드러내죠.




� 3. ‘아래 직조 위 직조’ — 중첩된 무의식의 층위

히무로의 텍스타일은 단층이 아니라 ‘겹겹이 쌓인 층위 구조’입니다.

이는 프로이트의 ‘정신의 지층 모델’(topographical model)과 매우 유사합니다.

위의 직조: 우리가 인식하는 의식적 자아(ego)

아래의 직조: 억압된 무의식(unconscious)

컷팅 행위: 의식이 무의식의 층을 ‘찢고 들어가’ 진실을 발견하는 상징적 통로


이 과정은 일종의 “내면 탐색의 분석 행위”로 해석됩니다.

즉, 텍스타일은 그녀의 ‘내적 무의식 지도’이며,

가위질은 그 지도 위에 ‘상처처럼 남은 흔적’이자 치유의 행위입니다.




� 4. 정신분석적 요약





� 마무리: ‘자를수록 드러나는 진짜 나’

히무로 유리의 텍스타일은

결국 “자를수록 진짜가 드러나는 예술”입니다.

그녀의 가위는 파괴의 도구가 아니라,

억압된 감정을 ‘해방시키는 정신분석적 메스’와 같습니다.



“자르는 순간, 감춰진 나를 만난다.”

— 히무로 유리의 자가드는 무의식의 천 위에서 짜여진 자기분석의 기록이다.







상담심리 박사과정에서 정신분석을 전공하고, 예술 속 감정의 언어를 연구합니다.

작품 속 무의식과 인간의 내면을 심리적으로 해석하는 글을 씁니다.


예술심리평론가 · 상담심리연구자

“예술작품 속 무의식을 읽는 사람”

✉️ 컬럼 의뢰: lamblamb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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