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100점 만 PASS 인 어느 수업 이야기.
2000년 처음 미국유학 갔을 때, 아직 영어도 못하고 친구도 없던 나에게
긴 금발머리의 Vanessa라는 친구가 교회에 초대해 준 기억이 난다.
피자파티가 있다고.
난 신실한 불교신자였지만 피자도 먹고, 영어 연습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친구를 따라갔다.
페페로니 피자가 잔뜩 있고 환영의 분위기였던 그날,
파란눈의 백인 남자 목사님은 나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이런 질문을 하셨다.
"네가 오늘 밤 집에 가다가 자동차 사고로 죽는다면, 넌 천국에 갈 것 같니?"
질문이 너무 언짢았다.
나는 불교신자였고, 환생을 믿고 있었고,
아저씨는 누군데 내가 죽으면 어쩌네 저쩌네 묻는 건지.. 피자도 아직 한입 못 먹었는데.
그리고 그날 나머지 일들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 질문이 대체 뭐길래 오랜 시간 내 마음속에 문신되어있었다.
시간이 지나 2012년 ,
한국에 다시 돌아온 나는, 우연한 기회로 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양손을 뻗고 몇백명의 사람들과 다 함께 찬양을 하던 와중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죽는다고 해도 괜찮을 만큼, 지금 여기가 천국임이 틀림없다'
나는 ENFP 라 그런지 몰라도, 상상이 잘 되는 편인데
그날은 세로로 걸린 현수막을 타고 비둘이 떼가 흘러 내려오는 상상이 보였다.
아무튼, 죽는 순간 천국에 갈 것 같은 확신 비슷한 느낌을 처음 가졌다.
찬양할 때 온몸의 세포를 타고 흐른 찌릿찌릿 함이 무었이었을까.
그리고 엊그제 2023.5.21
나는 내가 원했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그랬었다고 하는 전도를 받고 있었다.
이미 살면서 두 번의 큰 영접을 거쳤는데,
첫 번째는 내가 불교신자에서 크리스천이 되는 영접 -고등학교 때에 훼잇빌 성당에서 처음 '보지 않고 믿는 이는 복되도다'라는 말씀이 내 안에 들어와 예수님을 영접했던 일이고.
두 번째는 내 안에 더 이상 양다리 같은 믿음이 없어진 영접 - 대학교 때에 랄리 한인교회를 다니며 침례 받을 때에도 다시한번 예수님을 확실히 영접한 일이다.
돌다리가 부서질때까지 두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 탓인지, 나는 다시한번 전도를 받고싶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나 스스로 크리스챤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고 있었고,
그런데 이 전도가 꼭 필요할까? 나는 전도를 받으면 어떨까, 여러 설레임, 궁금증을 가지고 전도 받기 시작했는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오늘 집에 가다 사고가 나서 죽는다면, 넌 천국에 갈 것 같니?'
오잉?
마음의 저 바닥 어딘가 문신되어 있던 그 질문이었다.
다행히도 불교신자였던 teenager 때처럼 언짢진 않았다.
그리고 그때보다 내 확신도가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90% 정도 YES 요."
마음 속으로, 0 에서 90이 되었으니 참 잘한 것 같았다.
나머지 10% 는 어디갔냐는 질문에,
100% 라고하고 싶지만 그러면 거짓말 같고,, 나 혼자 100% 말하기에는
상급자의 결제가 내려오지 않은.. 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나는 100% 여야만 한다는 것은 알아도
내가 100% 는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최소한의 양심, 겸손 같은 것이랄까... 아니다. 불안/불확신. 그리고
내가 알고있는 내 죄의 수치심. 이 더 맞겠다.
믿음이라는 실체 없는 것이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고,
100% 확신이란 건 언제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최원장님은 나에게 답안지를 보여주셨다.
아니 이렇게 쉬웠다고?
구원 -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은혜라 하면,
최소 교육 몇 년 - 시험 몇 번 - 인증서 자격증 면허증 등등 취득 후
임상경력 몇 년 -이라도 해야 주어질까 말까 할 듯 어려워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믿고' '시인' 하여 이른다니.
그리고 나는 이런 정답지를 두고도,
잘 모르겠다고 항상 90% 짜리 믿음에 만족하고 살아왔다니..
이 '어느정도 괜찮겠다' 는 마음때문에
항상 죄가 들어올 구멍을 만들어 준것 같다. (room for sin..)
머리로 온전히 이해해 버린 나는, 당장.
그 즉시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하기로 했다.
그리고 구원의 확신이 즉각 마음에 들어왔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 ^ ^
보통 대학교 수업에서 90~100점은 A를 준다.
그런데 이 구원이라는 수업은 100점 or fail이다.
99도 안되고 98도 안되고 딱 100점 만점에 100의 믿음을 채워야 한다.
대신, 누구나 할 수 있게 완전 open book 테스트여서..
로마서 10:10 대로 믿고 시인만 하면 100점을 주는데
가르치지 않을 이유가,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적이라는 건,
갑자기 눈앞에 뭐가 달라지는 게 기적이 아니다.
마법/마술이 눈 앞에서는 요란하고 신기하지만,
결국 눈속임에 불과한 이유다.
기적은 보이지 않는 세상 (spiritual realm) 이 바뀌는 걸 말한다.
그것은 대충 손장난으로 만드는 마술과는 비교가 안된다.
이렇게 좋은 수업을
땅 끝까지 많은 사람들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록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