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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뤼 May 29. 2023

1:1 맞춤강의, 맞춤설교.   

학교가 매일 가고 싶었던 아이의 이야기  

공부에 한참 불이 붙었을때 미국 고등학교가 주5일만 수업을 하는게 너무 아쉬웠다.

수업 스케줄이 (월수금)/ (화목)  두 파트였는데,

목요일 수업을 다음 수업 화요일까지 무려 4밤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었다.

한주는 또 어찌나 후다닥 지나가는지

금요일이 되면.  빨리 월요일이 되어 어서 학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ㅎㅎ


하여튼 그때는 공부 자체도 너무 재미있고, (my crush도 있었고) 

선생님이랑 반 친구들을 만나는게 신이나다보니,

집에 있는것 보다 학교가 좋았던 

그런 때가 있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는데 대학 미적분 수업  AP Calculus 이다. 

고등학교때 나에게 제일 어려운 수업으로 기억되는 그 AP Calculus 선생님 성함은 Mrs.Schriber 였다. 

Mrs.Schriber 선생님은 라이트 브라운의 숏헤어에 왼쪽 앞머리에 흰비둘기 처럼 하얀 백발 헤어가 포인트고, 빨간 안경을 쓰신 유태인 선생님이셨다.

이 선생님은 내가 만나본 (이건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 사람중 

가장 똑똑하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 만큼 수업도 1000% 배울 것 가득 그 자체였다. 


나는 항상 제일 앞줄에 앉았고, 

내 바로 옆에는 수학 천재가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Josh라는 애랑

내 뒤에는 TI-83 (당시 흔하게 쓰던 계산기) 보다 훨씬 더 비싼 슈퍼 계산기 를 들고

장비빨로 점수를 내던 키 큰 아이가 있었는게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그 친구는 나보단 한학년 높았다.

나는 Junior였고 그 친구는 Senior였다.

 

(시험을 보면 물론 내가 거의 항상 1등, 아니면 Josh가 1등 이거나 2등이었는데,

여기서 문제는 나는 죽어라 공부해서 1등이고

Josh는 하나도 시험 공부 안하고 와서 그냥 풀면 2등이었다는 사실.)

 

이 선생님 때문에 대학 진학을 수학전공으로 했을 정도로 슈라이버 선생님 수업에 푹 빠져있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매일 개끗한 노트에 숙제도 또박또박 정성껏 해가고

예습도 열심히 해갔다.

그렇게 열심히 수업을 준비해간 날이면, 수업이 기대가 되고,

모르는 문제 풀이 해주실때 신나고 설레임을 잊을수가 없다. 

그런 날 선생님의 수업은 마치 나만을 위한 개인 맞춤 수업인것만같았다. 

내가 숙제 하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서 질문 하면 그 질문을 풀이 해주실때,

나는 슈라이버 선생님 말씀에 두 귀를 쫑긋 세웠다. 

어차피 다른 아이들은 질문을 많이 하지 않았다.

내용이 어려워서거나, 포기했거나?, 이미 알고 있거나.


난 그 수업시간 노트는 가장 정성껏 썼고,

그 큰 전공서적같은 단단한 교과서도 매일 품에 애지중지 가지고 다녔다.

지금도.. 선생님의 말투랑 목소리랑 칠판 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수업내내 눈맞춤을 하고, 칠판에 그려지는 선생님 분필 끝만 따라다니며, 텔레파시가 통하는듯 교감하고,

1초라도 딴짓 한다는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Mrs.Schriber 선생님. 

아직도 건강하시길..


추억을 끄집어내다 보니 전주가 길어졌는데 

내가 이 앞 수업 이야기를 쓴 이유는,

20년이 지나 교회 에배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일요일, 그러니까 5월21일 일요일

나는 복음을 전해 듣고 예수님을 내 인생의 savior로 믿고 born again 했다.

기술한 바와 같이 그 순간부터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는데,

비유하자면 맹인이 눈을 뜨고 병자가 걷는 신비체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를 전도해주신 최원장님은 복음을 받은 그날부터 

하루에 요한복음을 한장씩 읽고 묵상하길 권해주셨다.


그래서 일(1),월(2),화(3),수(4),목(5),금(6),토(7) 장을 읽고 (사실 조금 더 읽음),

이 전 일기에 남긴 것처럼 묵상을 했는데,

4장에서 사마리아 여인과 목마르지 않은 샘물을 묵상하며,

내가 마치 그 물을 찾는 사마리아 여인처럼 개운해짐을 받았었다.


금요일, 토요일에 이어서 성경을 읽으며 

유난히 내 마음에 깊이 스며든 단어가 있다면 '생명수' 이다. 


또 우연히, 다른 설교말씀을 듣다가 요한계시록을 읽게 되어,

이어서 읽었는데

거기에 수정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이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로 부터 나와 생명나무의 열매를 맺게 해준다는 

내용이 있어,

주변 친구들에게도 이 생명수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마침 이혼으로 힘들어 전화가 온 후배에게도

생명수 구절을 읽어주며

내가 복음을 받아들이고 성경 말씀을 읽으니 정수리부터 발끝 까지

영혼이 개운해지는 그런 샘물을 마시는 기분이니

너도 꼭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고,

교회는 다녀봤지만 믿지 않는 그 친구는 위로가 된다며 기도하고 성경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토요일 잠들기 전,

왠지 모르게 예배가 너무나 기다려지고 궁금해서

예배 주보지를 보았는데

너무 기뻐서 두손을 번쩍 들었다.



설교: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요한복음 6:35, 7:37~38)

Rivers of Living Water Will Flow 


오정현목사




와아~


방대한 성경중 

이제 막 발걸을음 떼어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다시 태어나라고 한것처럼 다시 태어나,

처음 제대로 읽고있는 요한복음에서,

몇일간 내내 묵상했던 내용이 바로 내일 설교로 주제라니!!



나는 너무 기뻐서,

이불을 발로 구르면서 기쁨의 기도를 했다.

너무 신기하고 경외스럽고 기뻤다.  


내가 유난을 떠는거 같지만, 이런 기쁜 유난이라면 매일 매 순간이라도 떨고 싶다.


3주 전 아브라함과 롯의 창세기 이야기를 읽고 선택에 대한 묵상을 하고 글을 썼을때 설교는 "너희는 선택하라 여호수아 24:1~28) Make your Choice 라였고  

지난주 내가 복음을 받기로 한 날에는 "다시 알려야 할 복음"  (고린도전서 15:1~4) 박성규목사 였다. 

예습하고 듣는 설교는 

예습하고 듣는 수업만큼, 아니 그 훨씬 더 이상

재미있고 머리와 마음에 쏙쏙 들어와서,

마치 그 큰교회안에 목사님과 내가 1:1 로 교감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예배를 사모하게 될줄이야..

원래 나는 예배는 일종의 사이드 액티비티(?) 이고 ,

메인은 집에서 내가 혼자 하는 큐티고 (그나마도 대충) 

그냥 저냥 가끔 보는 책 들로 내 신앙이 성숙하게 될거라고 게으름을 피웠었었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죄다 핑계였다. 


그런데 내가 미친듯이 열정적이던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니,

공부가 재미있고, 예습이 되어있고, 배우고 싶으면

학교가 그렇게 재미있을수가 없었다.

내가 예배를 소흘히 느꼈던 것은,

내가 하나님에 대해 아는것도 없고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경외하지 않으니

다 대충대충 여겼던 것이다.


말씀을 진심으로 전심으로 읽고 묵상하니

정말 온 교회 예배가 나만을 위한 것 같고,

목사님의 설교 한 단어 단어가 나를 위한 말씀 같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기쁜 예배를 소흘히 한 지난 세월을 회개했다.


내가 글을 조금 더 잘 썼더라면,

이 생생한 기쁨을 더 잘 썼을텐데.

그래도 기쁨이 식기 전에, 오늘이 가기전에 기록을 남기려고,

타닥타닥 자판기를 두드린다.


우리는 멀티버스를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 가능성때문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모두를 위한 각자의 맞춤 믿음 인생을 열어주실 수 있고,

한치의 오차 없이, 

그 모든 변수가 알아서 맞물려 가고 있겠지.

 


그러니 이 세상

믿음의 주인공으로 살아야지 NPC 들러리가 되지 말자!

더 열심히 예습하고 복습하고 밤 낮으로 말씀을 묵상해서 

시냇가에 뿌리를 둔 나무처럼 열매를 맺어야지! 

말씀을 예습하고 예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생명수 강이 콸콸콸 

내 안에서 흐르게 해달라고 성령님께 기도하고

그 무한한 생명수를 주변에 나누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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