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함 때문일까
전에 없던 우울함이 야금야금 심장을 씹는다
들리지 않던 도시의 소음이 나를 긴장하게 한다
정체 모를 자신감이 두렵다
시간은 바스락거리며 가슴을 조이고
바짝 마른 가을의 속삭임에 동요한다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갈비여도 결비여도 좋다
우울함도 두려움도 중심을 잡지 못하는 마음도
몽땅 쓸어갈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흘러내리는 빗소리에 눈을 적시고 싶다
도시의 흙탕물과 함께 뒹굴다
바다에서나 사라질 나의 비눈물
기다림은 그 무엇보다 견디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