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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Dec 02. 2024

205. 찬바람이 불면~ 용산에서 매생이굴국밥!

뜨악! 굴의 계절이 왔다.

인터넷에 밀려 용산전자상가의 위상이 무너진 요즘 용산의 맛집들도 예전 같지 않다.

상권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용산의 맛집 골목 안쪽의 오랜 맛집들은 여전히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점심시간에 가면 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 11시부터 식당을 찾아 들어간 곳은 김길애땅끝마을매생이굴국밥.

상호가 매생이처럼 길다.

겨울 하면 굴!

굴 하면 굴국밥!

그런데 점심부터 예정에 없던 반주를 곁들일 수밖에 없게 한 건 굴국밥도 아닌 굴전 때문이었다고 해야 하나... 



흰색 바탕에 심플한 상호가 눈에 띄었다.

작정하고 간 곳은 아니었는데 마침 맛집을 찾아들어간 건 우연한 행운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 원효굴찜에 갔다가 대기 2시간을 목격하고 아쉬움만 남긴 터라 굴에 한이 맺히긴 했던 덕이기도 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여기도 방송을 탄 식당인 모양이었다.

여러 메뉴들이 있었지만 간판이 굴국밥인데 다른 메뉴를 선택할 수는 없는 일.

그래도 각기 취향에 맞는 메뉴를 선택하긴 했다.

짜장면 주문하면 짬뽕이 아쉬운 것처럼 매생이굴국밥을 주문하고 보니 매생이굴떡국에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한 걸까?



기본찬이 이렇게 차려졌는데 빨간 고춧가루가 가득한 김치가 맛나 보였다.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어서 패스!

밑반찬은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는데 잡채가 따뜻하게 나와 좋았다.

그보다 매생이굴국밥도 그렇지만 굴전 때문에 밑반찬에 손이 갈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이미 굴에 한이 맺혔으니 말이다.



사진 순서는 바꾸긴 했지만 굴전이 먼저 나와 줬어야 했다.

굴전 주문과 동시에 소주를 주문했으니 굴전에 소주가 찰떡궁합 아닌가 말이다.

사장님이 센스가 없으셔~



박사님 손가락이 아가씨 손가락처럼 야들야들하게 나왔다.

첫 술자리였는데 낮술이라니... ㅎㅎ

소주 한 잔에 굴전 한 조각!

셋이 낮술로 소주 두 병을 호로록 마시고 말았다!

굴전에 소주잣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내겐 없었다.



내 매생이굴국밥.

비주얼은 딱히 뭐 있어 보이진 않은데 적절한 짭짤한 맛에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백만 년 만에 아침밥을 먹고 나왔는데 점심에 이런 메뉴라니...

호강이 따로 없는데 양이 적은 나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콩나물은 좀 언발란스란 생각이 들어 콩나물을 모두 건져낸 후 매생이굴국밥에 몰입했다.

매생이 특유의 향이 녹아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굴이 많지 않았다는?

대신 매생이는 엄청나게 많다.

매생이 9, 굴 1 비중이랄까?

굴만 좀 더 들었다면 100점을 드릴 수 있었을 것 같다.



이건 매생이굴떡국이다.

열심히 드시고 계시는 분의 숟가락을 빼앗아 한 컷 남겨 봤다.

베이스가 같으니 밥 대신 떡국떡이 들어간 것만 다른 거다.

그런데 국물은 좀 더 맑은 것이 어쩌면 굴국밥보다 굴떡국이 훨씬 탁월한 선택이었을 것 같다는 후회가 들었다.

다음에 가면 매생이굴떡국으로 가보련다.

이번 겨울엔 굴 요리를 얼마나 많이 맛볼 수 있으려나 싶다.


오후엔 일 안 하냐고?

저녁에 또 술자리가 있는데 시동 먼저 걸어 둔 셈이다.

예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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