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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시브 시어터에 대해서 알아보자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4화

 Chapter. 공연연출 입시 함께 공부할까요? 4화 세 줄 정리.

ⓒ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re)'라는 장르가 유행하고 있는 연극, 뮤지컬계.

 극적인 공간과 서사의 차별화로 관객이 저마다의 선택에 따라 다른 경험과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관객을 공동의 주체로 끌어올리기 위한 동시대의 노력 중 하나.



 Chapter.1  인기를 끄는 새로운 장르,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re)

ⓒ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4화



이머시브 공연을 표방한 서울예술단의 <금란방>


✅ 인기를 끄는 새로운 장르, 이머시브 시어터


작년부터 연극과 뮤지컬의 팬들이라면 심심치 않게 들어봤을 새로운 장르, 

'이머시브 시어터 (Immersive Theatre)'는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외국의 작품을 그대로 소개하거나 번역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창작 뮤지컬까지 '이머시브' 형식을 표방하는 등

창작자들의 활발한 시도도 함께 이뤄지면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2022년 서울예술단의 <금란방>은 그 대표적인 예시인데, 

아예 공연제목을 '이머시브공연 <금란방>'이라고 붙이며 

이머시브 시어터의 형식을 충실히 따라 공연을 제작하고홍보했다.

그 홍보문구들을 보면 이머시브 공연이 어떤 형식을 갖추고 있는지를 대강 예상해볼 수 있다.



Q. 이머시브 공연이 뭔가요?

관객이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수동적으로 감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하는 공연을 뜻하는 말로,

우리말로는 관객 참여형 공연 또는 관객 몰입형 공연이라고 합니다. 


Q. 어떤 참여 요소가 있나요?

'이머시브공연 <금란방>_창작가무극'은 국립정동극장 입구에서부터 

조선시대로 온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야외마당과 로비에서 사전막간극(프리쇼)도 진행될 예정으로, 

객석뿐만 아니라 극장 곳곳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배우의 세밀한 연기와 생동감 있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무대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와 함께 마담의 디제잉, 전기수와 함께하는 즉흥막간극, 

출연배우와 함께 하는 댄스타임 등 다채로운 관객참여요소가 준비될 예정입니다.


이머시브공연 <금란방> 홍보자료 중



이처럼 관객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입장에서 작품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공연을

이머시브 공연이라고 정의하는 <금란방>은 그에 맞게 매우 풍성한 볼거리와

관객참여형 요소를 제공하는 뮤지컬로서 관객들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단순한 '관객 참여형 공연'이라고만 정의하고 볼거리, 참여할 거리를

늘어놓는다고만 해서 훌륭한 이머시브 시어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 적극적인 관객참여를 지향하고 그에 맞게 공연을 제작하는지,

그게 왜 현대사회에 있어 의미있는 작업인지에 대해 이머시브 시어터의 

간략한 개요와 예시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Chapter.2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re)의 정의와 예시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4화




<그랜드 엑스페디션>의 한 장면 (출처: 경향신문, 아이엠컬처)


✅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re)의 정의와 예시

이머시브 시어터는 2000년대 초, 관객의 몰입적 경험을 증진할 수 있는

새로운 극의 형식으로 소개되었다. 그리고 펀치드렁크 시어터 컴퍼니의

<슬립 노 모어 (Sleep no more)>는 이머시브 시어터에 대한 논의와 관심을

촉발시킨 선구적인 작품으로, 2003년에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상시상연 되고 있다.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래에 서술)


장르의 이름인 Immersive Theatre는

'담그다'란 뜻의 영어단어 Immerse와 '극', '극장'을 뜻하는 Theatre가 

합쳐진 것으로, '몰입형 극' 으로 해석할 수가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Theatre가 단순한 극이 아니라 '극장'이라는

공간적인 의미를 담는 단어라는 점인데, 이 공간적 특성은 

이머시브 시어터의 핵심을 구성하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다.


이우정(2021)의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이머시브 시어터의 연극 특성 연구: 펀치드렁크의 <슬립 노 모어>를 중심으로 에서는

관객이 능동적인 참여를 통하여 획득한 실감나는 경험을 토대로

극의 서사와 나아가 개별적인 의미를 찾아가도록 극적인 공간 및 기타 환경을 제공하는 공연,

으로 이머시브 시어터를 정의한다. 용어와 정의에서 이머시브 시어터의 공간적인 특성을

강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이머시브 시어터를 표방하는 공연들이

기존의 프로시니엄 극장에서 벗어난, 보다 자유로운 공간을 관객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머시브 시어터에서는 관객을 가만히 객석에 앉혀놓지 않는다.

관객은 수동적으로 이미 완성된 작품을 수용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극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찾아 헤매면서 스스로의 경험을 구성한다.

창작자가 만들어낸 장면들은 모두 관객에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장소에서만 진행되고, 관객은 그 장면을 감상할지 아니면 다른 장면을

찾아 이동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얻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런 극을 상연하기 위한 공간은 일반적인 프로시니엄 극장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관객의 자리가 명확하게 객석이고 

퍼포머의 자리가 명확하게 무대 위인 공간에서 

관객은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어떤 경험을 향유할지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슬립 노 모어 (Sleep no more)> - 펀치드렁크 시어터 컴퍼니 (출처: punchdrunk)



위에서 설명했던 펀치 드렁크의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는 

이런 특수한 공간을 제공하는 이머시브 시어터의 전형이라고 할만하다.

<슬립 노 모어>의 관객은 뉴욕의 첼시에 위치한 '맥키트릭 호텔'로 가야한다.

호텔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지만 사실 이곳은 뉴욕의 한 물류창고를 개조하여 분위기를 조성한 곳이다.

관객은 이곳에 흰 가면을 쓰고 입장하여 5층 호텔의 객실 100여곳을 넘나들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중심으로 소설 <레베카>, 영화 <현기증> 등의 사건을 섞어 재구성한 

이야기 조각들을 찾아 헤매는 모험을 하게 된다. 배우들은 언어 없이 해당 장면을 재연하며

관객은 자유롭게 그 장면을 바라볼 수도, 떠날 수도 있다. 

3시간 동안 진행되는 공연은 1시간 간격으로 총 3번 반복이 되며, 

관객은 그 사이 본인이 보지 못했던 장면을 찾아 떠날 수도, 

마음에 드는 장면 앞에 서서 감상할 수도 있다. 프로시니엄 무대를 떠나

장면을 분할하여 다른 장소에 배치하고, 관객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시점으로 서사를 재구성하는 보다 주체적인 역할을 해낼 수가 있다.

이렇듯 관객마다의 다른 경험을 통해 각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의미를 제공하는 것이

이머시브 시어터의 목적이자 의의라고 말할 수 있겠다.




 Chapter.3  공동의 주체로 관객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4화



<슬립 노 모어>의 한 장면 (출처: punchdrunk)



✅ 공동의 주체로 관객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


이머시브 시어터는 현재도 논의와 실험이 계속되고 있는 장르로서

그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과연 극장공간을 벗어났다고 해서

관객이 '제 4의 벽'을 깨고 공연의 주체적인 창작자로서 참여하는가,

결국 창작진의 의도에 따라 움직여야 해서 움직인다면 관객은 여전히

수동적인 관극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등의 논의는 지금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위에서 말한 이우정의 정의를 따르자면, 이머시브 시어터의 진짜 목적은

관객이 저마다의 선택에 따른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만의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머시브 시어터를 창작하는 창작진은 본인의 의도가

관객이 정말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공연을 경험할 수 있게 발현되는지를

세심하게 살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평가절하할 수 없는 부분은,

이머시브 시어터의 이러한 특성과 시도는 관객을 단순히 연극의

대상이나 수동적인 존재로서 바라보지 않고, 함께 연극을 구성하는

주체적인 공동창작자로서 바라보려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앞선 칼럼에서도 함께 논의했던대로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을,

공연을 바라보며 느끼는 메시지를 보다 주체적으로 창조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를 극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넘어 일상으로까지 가지고 갈 수 있다면

보다 더 나은 삶과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작은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관객을 끊임없이 공연을 창작하는 공동주체로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머시브 시어터와 같은 시도들이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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