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3화
❍ Chapter. 공연연출 입시 함께 공부할까요? 3화 세 줄 정리.
ⓒ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 대중의 인식도, 시장의 규모도 연극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영화, 드라마 산업.
✅ 연극의 현장성(Liveness)은 영상예술과 확연히 다른 연극만의 특징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 또한 관객은 공동주체로서 하나의 연극경험에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 영상 콘텐츠와 연극을 구별해주기도 한다.
❍ Chapter.1 규모가 점점 커지는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산업
ⓒ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3화
✅ 규모가 점점 커지는 영화, 드라마 등의 영사산업
K-콘텐츠는 세계에서의 영향력을 점점 넓혀가고 있으며 많은 해외 팬들을 만들고 있다.
특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작품상 등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인 [기생충],
넷플릭스에서 수많은 화제를 뿌리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게임] 등
기존 KPOP이 이끌었던 한국 문화 유행의 중심에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데이터 상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제5회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에서의
'15주년을 맞이한 IPTV와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 발제에서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TV 시리즈물 중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현재 38.5%나 된다고 발표했다.
영어권을 포함한 전체 TV 시리즈물 중에서도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은 14.6%를 차지,
단일 국가로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세계적인 유행의 흐름에 맞게 영상콘텐츠의 경제적인 가치 창출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2022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영화산업 시장의 매출은 1조 7064억 원으로
전 세계 7위를 차지했다. 극장 매출 1조 1602억 원, 극장 외 시장 매출 규모 4539억 원,
해외 수출 총액 7147만 달러 등으로 굉장한 경제규모를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2023년 K-콘텐츠에 3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하며 드라마 산업의 규모를 짐작케 했다.
그렇다면 공연예술산업의 규모는 영상예술산업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나 될까?
매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표하는 '공연예술실태조사' 의 2023년 자료를 토대로 하면
공연예술 전체의 2022년 약 9700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세부장르로 나누어봤을 때
뮤지컬이 차지하는 규모가 이 중 절반을 넘으며, 특히 연극 장르는 460억원 가량의
티켓판매액을 기록하며 영상산업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예술이 창출할 수 있는 무형적인 가치를 제외한 채
오로지 경제규모만으로 산업을 판단하는 것은 옳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연극은 분명 수월하게 국경을 넘고 훨씬 많은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하면 그 확장성이 부족하며, 창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널리 퍼뜨리고자 할 때는 영화나 드라마가 더 적합한 예술의 형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연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연극을 사랑한다면, 연극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나 대체불가능성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짐작한다. 오늘의 칼럼에서는 연극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그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Chapter.2 연극의 현장선 (Liveness)과 다른 특징들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3화
✅ 연극의 현장성 (Liveness)과 다른 특징들
우리는 흥행하는 영화, 드라마 등을 볼 때 언제, 어디서든 같은 내용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
이는 유튜브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영상 콘텐츠들의 특징은 이미 내용과 그에 맞는 편집이
완료된 완성된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든, 영화관이든, 출퇴근길이든 100% 똑같은 영상을 보게 된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등의 OTT 서비스가 유행하고
영화관의 티켓값이 예전보다 훨씬 비싸진 시점에서 영화관의 매출이
과거에 비해서 많이 떨어진 것도, 어디서나 같은 영상을 즐길 수 있다면
집에서 편하고 저렴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연은 이와 다르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를 통해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들을 국내 팬들 앞에 소개한다.
작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의 주인공 브루노 마스는
10만석 규모의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단숨에 매진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상하지 않은가?
유튜브만 접속하면 24시간 내내 볼 수 있는 브루노 마스를 직접 보기 위해
치열한 티켓팅 경쟁을 뚫고 기꺼이 비싼 값을 내면서 줄을 서는 모습을 보면
분명 사람들은 아티스트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공연이 영상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연극도 마찬가지다.
연극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기록하고, 그 기록영상을 온라인으로 다시 볼 수 있는
'국립극단 온라인극장', '플레이슈터' 등의 플랫폼들이 생겨났지만,
기본적으로 연극은 직접 관객으로서 가서 볼 때와 온라인으로 기록영상을 관람할 때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연극만의 '현장성 (Liveness)'과 다른 특징들 때문이다.
연극의 현장성(Liveness)은 다른 예술 장르와 연극을 구별시켜주는 가장 거대한 특징 중 하나다.
연극은 기본적으로 한 장소에서의 공연으로 끝난다. 세상 어디에도 100% 똑같은 공연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항상 같은 대본과 약속을 이행해도 매일 컨디션이 다를 수 밖에 없는 퍼포머가 직접 무대 위에 서고,
매일 다른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다는 연극의 기본 전제 때문이다.
또한 무대 위의 퍼포머와 객석의 관객은 결코 완전히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수행성의 미학]의 표현을 빌리자면, 퍼포머가 행동하는 동안 - 몸짓을 하거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말을 하거나 노래하는 등 - 관객은 그들의 행위를 지각하고 반응한다.
이 반응은 내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눈으로 확인된다.
울고, 웃고, 화를 내고, 탄식하고, 졸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반응은 다시 퍼포머에게 돌아가 퍼포머도 그 반응에 대한 반응을 보인다.
관객은 매일 바뀌기에 이러한 반응이 항상 같을 수가 없고,
그 다른 반응을 매일 새롭게 마주하는 퍼포머 역시 항상 같은 연기와 행동을 할 수는 없다.
이 '반응의 고리'는 계속 되풀이되어 공연의 일회적이고 고유한 경험을 생성하는 데 일조한다.
이러한 연극의 현장성은 일회성, 휘발성, 고유성 등의 언어로도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표현하는 단어가 무엇이든 그 핵심은,
연극은 퍼포머와 관객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소통하며 매번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있다.
결코 되풀이할 수 없는 일회적인 경험을 나눈 퍼포머와 관객은
하나의 단단한 공동체가 되어 특정 장소와 시간에서의 유대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거대한 현장성, 일회성, 휘발성, 고유성, 공동체성 등이 만들어내는
연극만의 고유한 경험은 항상 같은 작품만을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영화/드라마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특성이다. 무대 위의 퍼포머와 같은 시공간 내에서, 매일 달라질 수 밖에 없고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고유한 경험을 향유하는 것을 즐기는 관객은 오늘도 극장을 찾고 있다.
❍ Chapter.3 단순한 관객을 넘어, 공동의 주체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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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진로
또한 퍼포머와 관객이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과 반응을 주고 받으며
극장 내에서의 고유한 경험을 창조한다는 말을 달리 생각해보면,
관객은 단순히 해석하거나 관람하지 않고, 해당 공연의 경험을 퍼포머와 함께 창조해낸다는 말과도 같다.
즉, 관객과 퍼포머는 하나의 연극을 함께 만들어내는 '공동주체'라는 뜻이다.
연극은 삶과 사회를 비평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안하는 예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극경험을 함께 창조하는 공동주체로서 연극을 보다 주도적인 입장에서
관람하게 된다면, 연극을 단순히 해석과 향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자신의 삶에 가까이 둘 수 있다.
당연하게만 여겼던 내 삶이나 우리 사회의 문제를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극의 '공동주체성'을 보다 면밀히 연구하고 활용하는 연극은
최근 연극계에서 활발하게 창작되고 상연되고 있다.
창작자나 특정 인물,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공연을 만드는 '다큐멘터리극'
창작자가 특정 사안에 대해 직접 관객에게 강의하며 진행하는 '렉처 퍼포먼스'는
관객이 해당 연극경험의 공동주체로서 스스로의 삶과 우리 사회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연극의 형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동주체성'은 연극이 우리 사회를 조금씩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모든 것이 점점 빠르고 바쁘게 흘러가는 곳이 현대사회다.
눈코뜰새 없이 흘러가는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비평하며 문제점과 개선점을 고심하는 기회를 함께 잃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회에서 연극은 일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 위치하여,
우리의 삶과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특정한 공연을 관람한다.
또한 무대 위의 퍼포머와 함께 앉아있는 관객들과 반응을 주고 받으며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하나의 경험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 삶과 사회를 함께 고민하는 고유한 경험을 통해,
연극의 관객들이 본인의 삶에서 더 나은 자신과 세상을 향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면,
연극은 인간의 삶과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는 예술로서 앞으로도 가치를 지니지 않을까?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