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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Jan 10. 2024

독일 에너지 비용 폭탄을 맞다

드디어 올것이 왔습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의 경우, 매년 11월 경에 전년도 한해의 난방비와 관리비 정산한 내역을 받아보고 차액을 돌려받거나 더내왔었다. 이전까지는 얼마씩 돌려받기도 했는데, 2022년 11월에는 이미 냈던 관리비 총액을 조금 오버를 해서 더내야 했었다. 그런데 2022년에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에너지 요금이 대폭 인상된다는 뉴스가 도배를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2022년 겨울은 부쩍 추워져서 예전보다 하이쭝을 사용이 늘게되어 걱정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당시로선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 현실이기도 했다. 에너지 요금이 폭등한다고 미디어에서 난리였지만 우리 가족은 딱히 일부러 절약하기보다는 평소처럼 지냈고, 2023년 4월 전기 요금 정산할 때 적게라도 얼마를 돌려받았기에 생각보다 걱정할 문제는 아닌가보다 방심하고 말았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804004400082

https://gutentagkorea.com/archives/81957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11031647001#c2b


매년 11월이면 집주인 회사로부터 날라오던 난방비와 관리비 정산 내역이 12월이 넘고서도 오지 않아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이 나올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나 했는데, 12월말에 날라온 내역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금액을 우리에게 던졌다. 역시나 두터운 관리비 정산 내역서의 핵심은, 우리가 2024년 2월 1일까지 한달치 월세보다 많은 초과 금액을 지불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확실히 예년에 비해 하이쭝 사용량이 늘어서 평균보다 더 사용하기는 했는데 에너지 요금 상승으로 이미 난방비 & 관리비를 인상해서 내고 있었음에도 그것을 훌쩍 초과하는 요금이 나온 것이다. 따뜻한 물 사용량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되었고 말이다. 그럼 저 그래프에서 오른쪽에 가까운 집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추가 비용이 나왔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2023년 10월말에 한국으로 3주간의 휴가 + 원격근무를 급하게 떠나면서 자동 이체 처리를 해놓았던 월세가 아직 안빠져나간 것으로 나와서 깜짝 놀라 직접 송금을 해놓고 나중에 보니 결과적으로 월세를 두번 낸 셈이 된 적이 있었다. 도이체방크 앱이 송금 내역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지 않는 문제로 착각을 한 결과였는데, 이번에도 그때와 같이 황당한 기분이 든다. 우리 집만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텐데, 과연 다른 집들은 이 문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런지.



집주인 회사가 독일 회사에서 (돈을 꽤나 밝히는) 네덜란드 회사로 바뀐 다음부터는, 사실 월세 뿐만 아니라 난방비와 관리비에 대한 불신이 있는 상태였는데 이번 정산 내역을 받아본 다음에는 그 불신이 커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지난해 12월에 집사람 친구도 추가 부담해야하는 관리비 때문에 겨울 여행을 취소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에게도 증명되었다. 이미 우리도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었지만,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온 에너지 요금 때문에 당분간은 우리 역시 여행을 자제해야 할 듯하다. 사실 2023년 한해 동안 일부러 여행으로 쓴 돈이 적지 않아서 2024년에는 의도적으로 여행을 줄이려고 마음을 먹기는 했지만, 이런식은 아니었기에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2022년 12월 독일 정부가 한달간의 난방비를 지원했다는데도 이정도라면, 2023년 3월부터 1년간 가스 및 전기 요금을 인하시켰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2023년 한해 난방비와 관리비는 올해 11~12월에나 정산 내역이 넘어올텐데, 과연 그 때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독일에 처음 올때 힘들게 구하기도 했고, 당시 월세가 조금 비싼 편이었어도 6년 가까이 살고 있는 지금까지도 우리가 사는 아파트가 여러가지 이유로 여전히 마음에 들지만 바뀐 집주인 회사의 태도나 터무니없는 비용 청구 등에 대해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곧 대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딸내미가 독립을 할 예정이고, 지금 고1인 아들내미 역시 대학교에 진학을 한 2~3년 뒤에는 굳이 베를린에서 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집세가 싼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을 슬슬 심각하게 고민해봐야할 시기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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