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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샴페인 May 17. 2020

 브런치 작가 도전은 '오기'였다

블로그도 못해 본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

'나는 블로그로 00벌었다', '블로그로 인생 역전하라'등 블로그 천국 시대에 정작 나는 나만의 그럴듯한 블로그를 만들지 못했다.

일단은 글에 재주가 없었고,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에는 도통 자신이 없었다(모든 블로거들에게 존경을 보낸다.) 무엇보다 나의 인생은 버라이어티 한 높낮이가 없는 인생이니 그 지루함을 굳이 글로 남길 만한 뚜렷한 동기가 없었다.


거기에 무식하게 책만 보고, 그 머릿속에 구겨 넣어도 나중에 쓸만할 때는 뒤죽박죽 엉켜서 나오지 않는 그 수많은 문장과 단어들이  그냥 '우리를 내보낼 생각 말고, 구겨 넣기만 해도 돼"라고 말하는 것 같은 착각이 일정의 합리화랄까?


그 합리화의 취해 손가락 운동은 잠시 보류로 남겨두고, 그저 남들의 '잘 쓰인 글'을 탐닉하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었다.


그런데 내가 왜 브런치를 하냐고?


이상한 일은 누가 떠밀면 하게 된다는 것, 블로그는 떠미는 사람이 없다. 그냥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고, 꾸미고 작성하고 올리면 끝, 하라는 사람도 하지 말라는 사람도 없다. 물론 블로그도 커뮤니티 공간이니, 많은 사회활동에서 필요한 비대면 커뮤니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공간이지만,  나 에게는 뭐~그런 활동조차 단 한 가지도 없으니,


그런 어느 날 브런치 작가는 아무나 할 수없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에 일종의 '오기'가 나를 떠밀었다는 좀 황당한 이유가 글을 쓰고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눌렀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  역쉬 그렇지...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아니면 뭘 모르는 게 습관이 됐는지, 그저 몇 글자 끄적끄적 대고 작가신청이라니~  열심히 쓰고 도전하시는 다른 분들에게 버르장머리 없는 무모함이었으니 결과는 당연한 거였다.


그러나 '오기'라는 것이 한번 떠밀기 시작하니 좀처럼 놓아주지를 않았다.  누가 정해준  마감시간이 있는 것도 아닌데 , '브런치 작가님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그 한 문장에 목을 매고 다시 한번 도전...


우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나는 무식하게 책을 보는 사람이었다. 나는 어디 가든 책이 없으면 수전증 증세와 같은 불안증이 오는 사람이다. 도서관에서 한 번에 대출이 가능한 책 수량인 10권을 한 번에 모두 받아서 쌓아놓아야 직성이 풀린다. 그때 기분에 따라 여러 권의 책을 돌려가면서 보는 나는 하루 종일 독서 말고 아무것도 안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나였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책에 대한 얘기일 뿐, 그래서 두 권의 책에 대한 후기를 써서 다시 도전을 했다.


결과는 성공...

 

이번에는 '브런치 작가님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결과를 받았다.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언제였던가? 이게 진심까지 받아야 할 축하인가? 뭐 이런 일로 진심이란 무거운 단어까지 들먹이시는지 했는데, 이 곳(브런치)에서 발을 들여놓고 보니 그 말이 이해가 간다

 책 속의 세상이 정지되어 있는 깊은 우물 같다면, 브런치 작가들의 글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광활한 바다 같은 세상이다.  모두들 치열하게 쓰고, 읽고, 살아내는 이야기들이 마구 살아 움직이는 이 세상에서 나를 받아 준 것이다. 그건 '진심으로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때로는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때로는 같은 마음과 감성을 가진 이들과 공감을 하고, 나와 다른 곳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의 글을 읽을 때면, 마음의 카타르시스가 마구 솟아오른다. 


물론, 이러한 글들은 작가가 되지 않아도 공감하면서 볼 수 있지만, 브런치 작가로서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글을 대하는 것은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나도 이런 좋은 글을 써야겠다' 라던지 나아가 '브런치 매거진'을 만들어 한 주제로 오래 사유하고, 집중하는 매력에 나를 던져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사람이란 우습다. 하나의 도전의 맛을 보니, 다른 도전이 눈 앞에 꿈틀거리고 있었다. 


'브런치 매거진'


아직은 소재나 글감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머릿속에 도무지 나오려 하지 않는 단어들을 달래면서, 한 발짝씩,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그 목표로 오늘도 키보에 나의 손을 운동시키고 있다.

일단은 많이 읽고, 많이 쓰기로 다짐을 해보지만 내 안의 몹쓸 '합리화'가 어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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