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조용한 오후였다. 마음이 또렷해졌다

by 혜류 신유안


글을쓰고 사진을찍고 음악을만듭니다







조용한 오후였다. 마음이 또렷해졌다



카페는 낡았지만 이상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오래된 나무테이블, 낡은 벽과 붉은 조명, 벽을 따라 놓인 식물들.

이름 모를 잎들은 천천히 늘어지거나 위로 뻗어있었다.


작은 테이블 위에는 인센스 한 자루가 고요하게 연기를 피우고 있다.

연기는 곧은 선으로 올라갔다가 바람의 향기에 따라 공기 속으로 흩뿌려진다.

나는 창가자리에 앉았다. 카페 안에서는 느긋한 재즈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바깥세상의 분주한 소음이 사라졌다.

공간은 천천히 부드럽게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

한 모금의 커피를 마셨다.

씁쓸한 정취가 코끝을 스친다.


오래 묵은 생각과 불필요한 감정들이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향의 연기처럼 사라진다.

세상의 모든 고요를 가져다 놓은 그런 오후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2lNIyEYndwg&t=3412s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 여름의 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