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누군가에게 한 번쯤 괴물이 된다
프레임이란 영화의 한 장면이란 뜻이자, 사건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휴대전화를 통해 누군가가 쓴 정보를 얻는 요즘 어떤 일을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보지 말라고 한다.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는 말로 경고하면서 말이다. 영화 <괴물>은 한 사건을 각자의 시선, 즉 프레임을 씌어 진행하는 이야기다.
미나토의 엄마와 호리 선생 그리고 미나토의 시점으로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은 한 빌딩에서 불이 나는 것으로 시작으로 태풍 속에서 끝이 나는데 같은 상황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미나토의 엄마와 호리 선생이 대치 상황일 때 긴장감을 높여주던 음악이 교장 선생과 미나토의 호른 소리였다는 것이 인상 깊다.
이야기는 한 사람의 개인적인 시각으로 관객에게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고 의도적으로 속인다. 일본에서 극성 엄마(monster parent)를 뜻하는 괴물이란 제목부터 보는 이의 생각을 갇히게 만든다. 그렇게 1장과 2장은 의심과 짐작으로 지켜보다, 3장 이야기의 중심인 미나토의 시점이 되어서야 진실이 밝혀진다. 평범한 가정만 이루면 된다는 엄마의 말과 남자답게라는 선생님의 말이 처음에는 흔한 말로 보였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너는 돼지의 뇌라는 요리 아빠의 말과 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본인은 평생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아이에게 상처가 된 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진실이 드러나지만 영화가 끝나도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 호리 선생이 면담에서 비웃듯 사탕을 먹는다든지, 교장 선생이 마트에서 아이에게 발을 건다든지, 지우개를 줍다 멈춘 것 같은 미나토의 장면이 그렇다. 각 시점의 인물이 자신의 프레임에 갇혀 다른 이의 행동을 이상하게 보는 걸까? 당사자가 아니면 진실을 절대 알 수 없는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가 끝났을 때 (프레임을 벗어났을 때) 모두가 누군가에게 한 번쯤은 괴물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궁지에 몰리면 선생이 걸즈 바나 간 주제에 라던지, 사실 손녀를 죽인 건 교장 선생님이지 않냐라고 사실 확인도 안 된 말을 퍼붓던 엄마와 호리 선생이 있다. 사건을 무마하려 사진을 미리 준비하던 교장선생님과 한 선생님의 일과 사랑을 잃게 만든 아이들의 거짓말까지 말이다. 그리고 3장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누가 괴물인지를 찾던 괴물인 내가 있다.
각본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신호가 초록으로 바뀌어도 자신의 차 앞 트럭이 움직이지 않아 경적을 몇 번 울렸다고 한다. 트럭이 움직이고 나서야 휠체어에 탄 사람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었다는 걸 알았고, 내가 알지 못한 채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었다가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감독은 누구나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 내가 가진 프레임이 편견으로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모든 일의 진실을 알 수 없겠지만 프레임을 깨고 넓게 세상을 볼 진짜 눈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