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크루즈 여행 가?
오늘 또 크루즈 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더 생겼다.
"아니, 크루즈 여행 어디로 가는지 물어야지"
여행을 준비하는 시즌이 되면 지인들과 흔히 하게 되는 문답이다.
그렇다. 나의 여행은 크루즈 여행 계획으로부터 시작된다.
나의 크루즈 여행 계획은 특정 시기와 지역을 염두에 둔 거창한 계획이라기보다 새로 나온 크루즈 선박이 있다거나, 새롭게 취항하는 기항지가 생겼다거나, 단순하 휴가 일정이랑 맞는 등의 이유로 콘셉트가 정해진다.
예를 들면, '크루즈 타고 지구 한 바퀴', '크루즈에서 한 달 살기', '세계에서 제일 큰 크루즈 타보기' 같은 콘셉트.
크루즈만을 타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굳이 배 안에서만 있겠다는 여행을 주변에서 이해 못 하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한국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항차가 없어 크루즈 여행은 비행기 탑승을 필수로 한다.)
"크루즈 여행이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거야?"
수년간 크루즈 여행을 홍보, 아니 전파하고자 노력하는 나에게 가장 먼저 돌아오는 질문이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크루즈 여행을 수십 번 다니고도 또다시 떠나는지 그 원초적인 궁금증인데, 십수 년간 답하다 보면 크루즈의 여행의 장단점에 대해 줄줄이 읊을 정도가 돼야 할 텐데, 이상하게도 매번 나의 대답이 달라지곤 했다.
가장 처음 크루즈 여행에 빠지게 된 계기는, 여행의 종착지라는 애칭답게 '편리함'에 사로잡혔다.
당시 짐 풀기와 짐 싸기의 반복과 빈번한 이동의 고단함을 동반한 자유여행에 지쳐있을 때였다. 휴가 일정에 쫓겨 '자유' 보다는 '여행'에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여행 스타일 자체가 여유로운 스타일이라 '유럽 록페스티벌 투어', '이탈리아 남부' 같이 콘셉트에 충실한 최소한의 이동과 여유로운 스케줄에도 여행 자체가 고되게 느껴졌다.
나의 첫 크루즈 여행은 '격식 있는 자유로움을 갖춘 편안한 여행'이었다.
비행기/ 기차표 예약도 필요 없이 매일 아침 새로운 기항지에서 여행을 시작하며, 반복되는 호텔 체크인/아웃 없이 크루즈 하선까지 짐 걱정도 없었고, 맛집 검색이 필요 없는 정찬 식당에서의 코스요리와 매일 새로운 브로드웨이 쇼가 공연되며 수영장, 사우나, 암벽등반, 스케이트 등등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다양하게 제공되는 즐길거리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크루즈 여행에 대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신혼여행이나 황혼여행의 우아하고 한적한 느낌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즐거움이 가득한 '신세계'였다.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라고 할까.
흔히 '떠다니는 리조트'라는 표현에 절반 정도만 동의한다. 시설 좋은 리조트에서도 일주일만 지내면 지겨워지기 마련인데 크루즈에서의 매일은 너무 흥미로워서 하선일이 되면 "벌써?!!!"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게 된다.
다음으로 생각하는 크루즈 여행의 장점은 '단편적인 해외살이'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편안하게 놀고먹는 여행을 현지의 삶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는 말이 되지 않지만, '의, 식, 주' 체험이 한 번에 가능한 '단편적인' 해외살이는 맛볼 수 있다.
크루즈 안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이웃도 생기고, 내 취향을 알아주는 내 단골집과 친절한 웨이터, 매일 새로운 파티, 공공장소에서 겪게 되는 새로운 외국의 문화들은 단순 여행자로서는 느끼기 어려운 경험임은 틀림없다.
"크루즈는 행복함만 가득한 곳이에요"
몇 년 전 동료에게 간단명료하게 답하고 잊었는데, 그 인상이 강렬했는지 최근에 만난 그녀는 '크루즈 = 행복함이 가득한 곳'으로 각인되어 '언젠간 나도 크루즈 여행을...'이라며 꿈이 생겼다고 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이 배에 대해선 모든 걸 알고 있어요" 라며 유쾌하게 답하는 직원,
"어디 가나 너희가 보여" 모든 액티비티에 참가하는 우리에게 알은체하는 직원,
"스페셜티 레스토랑에 초대할게" 그냥 한국인이 좋아서 유로 레스토랑을 초대하는 직원,
"너희 사진 나온 거 봤는데 잘 나왔더라"라고 사진의 위치까지 알려주는 이웃..
'크루즈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
크루즈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주연이 여기었었네!
오늘 또 크루즈 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더 생겼다.
해외여행 세계일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