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불안해지는 엄마 마음
내가 유학시절 때 만났던 네 살 꼬꼬마가 열일곱 살이 되었다. 거의 삼 년 만에 한국에 들어온 꼬마. 고등학생인데 여전히 꼬꼬마 같은 순수함과 귀여움이 있는 아이다.
한국에 완전히 들어오고 싶지 않느냐는 내 질문에 꼬마가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한국에 오는 게 무서워요...
"왜애?" 생각지 못한 답변에 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학교에 일진도 많고..."
"지금 다니는 학교엔 없어?"
"네, 잘 노는 아이들은 있는데, 일진은 없어요."
처음에는 귀여운 마음에 약간 웃음이 났는데 문득 <더글로리>에 나왔던 학폭이 실화란 뉴스가 내 머릿속을 스쳐갔다.
딸 키우는 엄마로서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무리 내가 유심히 지켜보고 보호한다고 해도 아이는 커가면서 나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질 테고, 내가 모르는 부분도 생길 테고, 그런 내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아이의 인생을 개입할 수 있을지 몰라서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불안하다고 내가 마냥 옆에서 지키고 서 있을 순 없기에 결국 놓아줘야 한다. 무섭고 불안한 마음은 떨쳐버리고, 아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내가 언제든지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심신을 단력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