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챠
인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면 '보잘것없는'이라는 말이 늘어진 껌처럼 들러붙는다. 괜찮은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는데 떠오르는 말은 고작 그런 단어뿐이다.
'보잘것없다'는 빈약하다, 쓸데없다, 볼만한 가치가 없다, 작다 등과 관계있다.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 마리야 이바 시키나 글, 책 읽는 곰, 2022.)이라는 책을 샀다.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는 제목에 끌려서 산 책이다. 보이지 않은 것에 붙여진 이름, 이름 뜻을 읽으며 무언가 내가 설명할 수 없는 무형을 타인과 공유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내 인생에 새로운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 근사한 이름으로,
토아슈루스파니크: 잃어버린 기회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
슈투름프라이: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 없이 집에 혼자 남아,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
메라키: 어떤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깊이 녹아들어 가 진심과 영혼을 쏟아붓는 상태. 무슨 일이든 메라키의 댓아이 될 수 있다.
단어에 힘이 느껴진다. 모든 상황이 한 단어 안에 담기기도 한다. 길게 주절주절 내 상황을 설명하고 싶지 않을 때 한 단어로 표현해 본다.
곰돌이라는 단어에 자꾸 계속하여 도는 일이라는 뜻이 있다.
내 인생은 보잘것없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인생이다. 곰돌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