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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챠 Feb 20. 2024

40

이유가 있을 필요는 없지만...


단시간에 참 다양하게도 몸이 아팠다.

잘 걸리지도 않던 감기에 걸려서 주위 사람들에게 퍼트렸고, 왼쪽 새끼발가락 끝은 여전히 기분 나쁘게 아렸다. 아파서 기분 나쁜 게 아니라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에 애매한 통증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엑스레이를 찍어도 나오지 않을 만큼 미미한 통증이지만 계속 지속되다 보니 아무 문제가 없으면 이상한 게 아닐까 싶을 지경이다. 차라리 뼈에 금이 간 것이라면 퉁퉁 붓기라도 했을 터인데 육안상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어, 왼쪽 엄지 손가락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올해 링거도 두 번 맞았다. 위염. 한동안 증상이 없어 잠잠하다 싶었다. 체중이 늘면서 아픈 간격이

줄었었다. 그런데 다시 살이 빠진 것도 아닌데 위가 자주 탈이 난다. 한 번 뒤틀리면 끝장을 본다. 링거를 맞거나 2-3일가량 위를 부여잡고 웅크린 채 잠을 자야 한다. 먹지 않고 그동안 못 잤던 잠을 몰아서 자는 것이다.


진짜 이상해.

한 살 더 먹었다고 급격하게 아픈 사람이 될 수 있는 건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40.


헬스장에서 30분 운동하고 돌아오면 다음 날 어김없이 위염이 도졌다. 몸이 유리 같아... 작은 상처에도 주변에 금이 가 버린다.


아파트 헬스장에 인바디 기계가 들어왔다. 전혀 재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지인이 같이 가서 재자고 했다. 그러면 나는 거절하지 않고 몸을 일으킨다. 하체 근육 평균이상, 상체 근육 정상.

체지방율 평균이지만 높은 편.

전체 점수도 나름 괜찮았다. 그런데 몸은 왜 자꾸 신호를 보내오는 걸까.


또 다른 변화가 있다.

꿈을 꾼다.

기억에 남는 선명한 꿈을 꾸면 눈 뜨자마자 꿈해몽을 검색한다. 요즘 들어 검색 횟수가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안 됐던 것 같다. 깨어나서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꿈을 꾼 지가.


그런데 요즘엔 꿈을 꾸는 횟수가 잦다. 꿈을 현실로 끌어들이니 궁금해서 해석을 찾게 된다. 어쩐지 좋은 꿈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건 바람이 아니라 깨어난 뒤의 느낌 때문이다. 잠에서 깨고 나면 찝찝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어김없이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새해가 다가오면서 꾸는 꿈은 달랐다. 몇 가지 꿈이 있었는데 꿈해몽은 비슷했다.

돈이 들어오거나 명예가 생기는 꿈이란다. 일주일에 몇 번씩 좋은 꿈을 꾼다.

 로또를 사거나 다른 행동을 취하진 않았다. 그래서인지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누가 메시지를 내게 던지는 것처럼 비슷한 해석이 담긴 꿈은 진행 중이다.

아프게 하지나 말지.

지독하게 앓고 돈과 지위가 생기는 꿈을 꾸는 내 생활은 무료하기만 한데.

누가 그랬다. 겨울에는 시간이 생기니 바빠서 미뤄뒀던 사람들을 충분히 만날 수 있지만 그저 놀 수 없는 계절이라고. 우리 같은 직업군에게는 보릿고개 같은 날들이다. 따뜻해지면 모든 게 풀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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