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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챠챠 Jun 06. 2024

책과 나의 연결고리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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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책방지기와 대화하다가 이 책 작가가 동네 주민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전에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내가 산책하던 장소를 저 작가sns에서 발견하고는 혼자 반가워 했었다. 또 다른 작가도 같은 동네에 산다.  아무튼 동네라는 연결고리를 걸며 다시 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냥 글을 써야하는 그럴싸한 이유를 찾고 동력을 얻으려는 속내다.


오늘 아침에 요가 등록을 하고(20대 이후 처음) 같이 운동한 쌤과 아파트 내 분수대 앞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셨다. 마침 엘베가 점검 중인 이유로 커피숍으로 발길을 돌려 아이스라테를 사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나 몇년 살면서 우리 아파트에 이런 공간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오후에 학교 강의가기 전, 아파트 작은도서관에 들렀다. 수업 재료를 확인하러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책장 앞에서 서성거렸다. 그러다 <어서오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책을 떠올렸다. 작은도서관 운영위원를 하며 여러 차례 도서관을 드나들었지만 처음 책을 빌렸다. 처음 투성이인 날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빌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빌려쓰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책방지기가 나에게 장비 욕심이 있는 것 같다고 스치듯 말했는데 그 말이 맞다. 난 무엇을 하거나 모든 것을 갖추어 놓고 시작한다. 그래서 집이 작은 문구점처럼 온갖 문구류가 가득 차 있다. 어릴 땐 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하고 대출하면 두근거렸는데 지금은 무엇인가 빌리는 건 불편한 일이 되어 버렸다.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사서 읽고 마음껏 밑줄치고 낙서를 한다.

그런데 오늘 도서관 책을 집어 들었고 첫 대출을 했다.


저녁을 먹고 책 뒷장을 펼쳤다. 책을 만드는 일을 하며 어떤 책을 읽을 때 버릇이 생겼다. 책 뒷장부터 열어서 서지 정보를 읽는 것이다.

책을 만든 사람(작가 말고)과 디자이너 이름, 인쇄소 이름을 읽는다. 그런데 출판사 이름보다 낯익은 인쇄소 이름, 내가 소식지 제작했던 업체였다.


책을 읽었다. 책 속 서점 아르바이트생은 요가를 한다. 요가를 시작했을 때 이야기가 잠시 등장한다. 지난 주 요가를 하고 어깨와 등이 아팠던 게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오늘 요가를 등록했고.


"글을 쓰고 싶어서 책을 만들었는데 어느새 책만 만들고 있더라고.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책을 읽은 지 너무 오래된 거야. 게다가 한동안 글도 쓰지 않고 지냈다는 걸 깨달았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떤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아직도 답을 못 찾았어."

오늘 내가 커피를 마시며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 다음 장비를 준비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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