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챠책고
챠챠책고 출판사를 연 지 1년이 넘었다.
출판사 신고 2022년 2월 11일.
사업자 등록 2022년 3월 10일.
이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일주년을 기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축하며 소소한 이벤트라도 할 걸 그랬나,라고 지금 생각하지만 당시에 알았더라도 아무것도 안 했을 거다.
자잘한 일에 J 기질을 발휘해서 조각조각 계획을 하는 편인데, 사업자를 낼 때의 나는 자유로운 영혼 저리 가라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출판사를 내고 싶다는 마음은 1년쯤 품고 있었다. 그럼 결국 나는 철저한 계획에 의해 움직였던 걸까.
일을 해보자는 제안에 개인 사업자가 뭔지도 모르고 덜컥 낸 것은 사실이다. 강의 갈 때 내 소개를 하면 사람들은 나를 궁금해한다. 본 강의 내용보다 내가 지금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를 더 듣고 싶어 한다. 출판일지를 정리해 보려고 마음먹었는데 무작정 시작한 일 치고 많은 책을 냈다. 1년 사이에 몇 권을 냈더라? 대략 떠올려보니 10권 이상이다. 일이 밀릴 때는 짜인 스케줄 대로 움직이느라 바쁘기 때문에 출판할 책을 세거나 기념할 틈이 없다. 정리를 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출판사 하기 이전에 첫 책을 내놨을 때 기념사진을 찍으러 카페에 가곤 했다. 출판하면 기쁜 마음이 앞섰는데 지금은 후련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또 나올 책을 준비하느라, 새 책을 열어볼 여유도 없다.
현재 강의를 하고, 책 기획과 출판, 아카이브를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말이 좋다. 출판사 대표, 강사, 인터뷰어 말고 글 쓰는 사람.
그런데 제대로 글 쓴 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글 쓰려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글은 자꾸 구석으로 밀리고 있다. 상반기 강의가 마무리 지어지면서 시간이 조금씩 생기자 스멀스멀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조금씩, 다시 글을 모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