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트코인이 좋은 흐름을 보이다 새벽 2시경 부터 갑작스럽게 크게 하락하며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큰 변동성이 있었다. 나스닥이 -0.74%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크게 무너진것도 아니었고 달러지수가 높아졌지만 역시 큰 폭의 변동성이 있던 것도 아니었으며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큰 문제가 있었지만 에너지 시장은 꽤 차분했었기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의 어제 갑작스러운 하락은 꽤 의외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어제 거시 환경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었고 이와 함께 가상화폐의 온체인 데이타에서도 7~10년정도 긴 시간 이동이 없었던 지갑에서 수일에 걸쳐 거래소로의 비트코인 이동 되는등 시장은 꽤나 수상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대략 8월 28~30일경에 2만개 가량의 비트코인이 크라켄 거래소로 이동했으며 이후 일주일정도 조용했던 시장이 어제 5% 수준의 변동성을 보이며 크게 하락했다.
보통 이렇게 오래된 지갑에서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이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큰 물량이 거래소로 이동후 몇일뒤 하락이 왔다는 건 이 물량이 매도된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매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금력이 풍부한 장기투자자가 '왜 매도를 했을까?'에 있다. 이와 함께 앞서 언급한 거시환경이 왜 문제가 되었는지도 같이 고민해볼만 하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먼저 9월달 주식시장과 비트코인의 역사적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아래의 그림은 1930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의 S&P 500의 월별 실적이다.
다음 그림은 1950년 이후 9월달의 요일별 실적에 대한 내용이다.
위의 두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역사적으로 9월은 미국 주식시장이 상당히 약했으며 특히 9월 중순이후로 하락 압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비트코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위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2018년 이후로 9월달에 비트코인은 항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월별 실적을 살펴보면 코스피도 1997년 이후 9월달 평균 수익은 -2.82%로 1년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왔다. 종합해보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산 시장 대부분은 9월달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매크로 환경을 살펴보자. 어제 비트코인 하락전 어떤 상황이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게 달러 환율이다.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1387원을 기록,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처음으로 1400원 근처까지 오르고 있는 중이다.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경기침체 혹은 위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지 않은지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위안화 환율 역시 마찬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 역시 4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세로 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중국정부가 계속해서 부양책을 쓰고 있다는 것으로 미국정부가 양적긴축을 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위안화가치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즉, 달러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상승기조에 있다. 5월경 3.5% 최고치를 찍고 하락중이던 10년물 금리는 7월이후 상승 반전해 다시 전고점을 향해 상승하고 있다. 이렇게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시장이 물가상승으로 인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위험 자산시장엔 안좋은 소식이다.
종합해보면, 통계적으로 거의 약세장이었던 9월 시장, '이번에는 다를까'라고 묻는다면 거시경제 상황은 이에 대해 '같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표를 통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높다는 것으로 이는 당연히 시장에 유동성 제한을 가져오니 악재가 된다. 이렇게 국채가 흔들리니 시장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흐르는데 그래서 달러 가치는14년만에 최고치를 향해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전세계가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해외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이 확인되는데 이 때문에 현재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즉, 정부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것을 시장은 경기침체 신호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9월은 역사적으로도 약세인데다 현재 지표도 하방을 가리키고 있으니 상승 모멘텀이 매우 적다고 봐야한다.
여기에 가상화폐 시장 역시 현재 이더리움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봐야하는 건 비트코인 도미넌스 지표이다.
현재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37% 수준으로 역사적 최저점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알트코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말과 같다. 거시경제가 이렇게 수상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크게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데 알트코인은 가격이 높다? 이는 현재 알트코인 가격이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 가장 가격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알트코인은 바로 '이더리움'이다.
현재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대략 20~21%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봐도 매우 높은 수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더리움 가격이 높다는 뜻인데 이렇게 이더리움 가격이 높은 이유는 이더리움 더머지(merge) 이벤트가 바로 코앞에 있기 때문이다. 머지는 이더리움의 신규 생성방식을 기존의 채굴(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이벤트로서 이더리움 성능 개선에 해당하는 아주 큰 업그레이드라 할 수 있다. 이런 이벤트로 인해 현재 이더리움은 기대감으로 알트코인들과 함께 크게 반등에 성공하며 2달전 120만원대 가격에서 최고 270원대 까지 2배이상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현재는 210만원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동안 하락해온 비트코인 가격에 비해 매우 높은편이며 이로 인해 이더리움의 도미넌스는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더리움 머지 이후이다.
보통의 경우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날 이후 호재소멸로 인해 해당 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금은 매크로 환경이 매우 안좋은 상황으로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중에 이더리움과 일부 알트코인이 상승한 매우 특별한 상황이라고 봐야한다. 즉, 호재 소멸시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이 전체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말과 같다.
현재 머지 업그레이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고 있으며 기존 9월 19일 완료 예정일은 현재 13일로 앞당겨져 있는 상황이고 이렇게 속도가 붙은 상황이라면 추석 전후로 완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완료일로 예상되는 추석기간에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현재 투자를 하고 있다면 이날 상황을 매우 조심히 지켜보며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