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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울 Apr 21. 2022

사람들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회사를 다니기 전부터 했던 일이 강사였던 나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냥 다시 강사를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관심이 있거나 흥미로운 분야 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하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은 채.

' 원래 하던 거니까 '. 이 생각이 참 무섭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왜냐고? 그걸 유지할 힘을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학창 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목표나 꿈 없이 그냥 다들 하니까 했고, 대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는 나름 춤이라는 취미가 생겨서 재밌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7살이 된 지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뭘 위해서 살고 있지? 남들도 정말 다 이렇게 사는 건가?

정말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고민이기에 스스로 혼란스러운 상태가 꽤나 지속이 됐다. (사실 지금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일이 그렇게 재밌지도 않고,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체력은 체력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깎여나가면서 다들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 뭘 향해 살아가는 걸까?

이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달려 나가면서 내가 모아뒀던 힘을 한 조각씩 뺏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최근 심리상담을 통해 알게 된 나의 번아웃의 큰 이유 중 하나는 미뤄둔 감정 해소였다.

2년 전 가을에 겪었던 감정적 고통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회사를 막 그만둔 상태라 지칠 대로 지쳐버린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야 숨 좀 돌리나 싶었지만 일이 생겨버렸고, 감당할 수 없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쳤다. 

그리고 일이 처리되는 한 달 정도의 과정에서 다시 일을 구했고 그 해 12월, 다시 학원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한 해 동안 일에 적응을 하며 도중에 자취를 시작하면서 집에도 적응을 해야 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나 스스로를 돌보기보다는 내 주변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빴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에 적응이 된 지금, 감춰뒀던 고통이 마치 옷이 물에 젖듯 소리 없이 그러나 빠르게 스며들었다.


앞으로 2주 뒤 학원을 나오게 되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잘 가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가 붙잡을 만한 무언가를 대비해놓지 않으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른 채 방에 덩그러니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의 원동력을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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