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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울 Aug 16. 2023

당신은 뭘 좋아하는지 스스로 아시나요?

비교적 최근에 유행이었던 MBTI의 인기는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각종 매체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산업군에서 마케팅 용도로 쓰이는 걸 보면 유행을 넘어 이제는 사람을 보는 하나의 기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이에 대해 좋은 점도 물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이 정해준 기준에 맞추게 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크다. 예를 들면, 계획형 인간이 아니었던 사람이 J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내가 계획형인가 봐!'라고 생각하는 것? MBTI는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로써 활용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지 이 틀에 맞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몰랐던 내면의 나를 발견한다는 취지로는 좋지만 말이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왔다. 내 성격, 내 가치관, 내 입맛 등 여러 방면으로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한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를 잘 알고 있으면 감정을 조절하거나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가 더욱 쉬워지기 때문이다. 


새우죽, 화장품, 은은한 조명, 크리미널 마인드 시리즈 같은 범죄드라마(하지만 잔인한 건 싫다), 외국어(특히 발음하는 것), 자기 직전 침대에 누운 그 순간, 예쁜 구름(하늘), 오일파스타(특히 해산물), 야채 가득한 샌드위치, 화이트 초콜릿 모카, 새로 나온 마스크팩 구경하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두서없이 나열해 보았다. 이번에는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한 번 풀어볼까.


팝송, 육류, 눈 오는 날, 구기 종목, 경제 지식, 프랜차이즈 카페, 질서 안 지키는 사람(다들 싫겠지만 난 극도로 싫어함), 달지 않은 커피(아메리카노, 일반 라떼 등), 시간약속 늦는 것.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알면 알수록 내가 힘들 때 이겨낼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진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아는 것 또한 그렇다. 그렇기에 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생각보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별로 갖지 않는 듯하다. 실제로 이러한 나를 보고 언니는 되려 그렇게나 많이 생각하냐며 신기하다고 했지만 오히려 다른 다른 사람들이 신기하다. 이 세상에 나와 한 번 사는 인생인 만큼 나를 잘 알고 그걸 토대로 잘 돌보는 것이 좋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심리상담을 받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했던 심리검사 질문 중 몇 가지가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데 도움을 주었다. 나를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나를 예전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를 이해한다고 상황이 바뀌거나 내가 경험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인데도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꼭 생각해봤으면 하는 질문이자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질문을 아래에 적어본다. 두루뭉술하게 혹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때보다는 자기 자신만의 대답을 찾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아래에 적힐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맛있는 것을 먹을 때' 보다는, '퇴근 후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즈를 보며 교촌치킨을 먹을 때'처럼 구체적이면 더욱더 좋다.


- 가장 행복한 때는 언제인가요?

-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인가요?

-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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