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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Feb 08. 2023

글벗, 그들을 고발합니다.

우리는 왜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는걸까요?



블로그를 정리를 한번 할까. 싶어..

지난 글들을 쭉 한번 훑어보았습니다.

전..  그동안

참, 많은 글을 열심히도 써왔더군요.


그러다가, 그냥 아무글이나 툭 툭 열어가면서 스크롤을 내려봅니다.


2020년 제 나이 마흔에 (이렇게 자연스레~나이 커밍아웃?) 타인과 함께 하는 작은 커뮤니티 모임을 이끄는 사람이 되보겠다고 ’용기‘를 내었습니다.


믓 글벗님들은, 특히 이번기수에 신입글벗님들은 저를 ‘용감하고 씩씩한 여자 사람’ 으로 보실 것도 같은데, 사실 저를 오래.. 알아오신 글벗님들이나, 일호작가님은 엄청나게 걱정이 많고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아시거든요.


문득, 지난 궤적을 휙휙 돌아보다가..

‘행복’을 정의하는 이날의 주제와 필사글에 마음이 멈춥니다.

마음이 어딘가에 멈출때는 그 이유가 있다하죠.


이유를 찾아볼겸, 뭐그리 급한일도 없는데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고 자라고!!”

소리를 버럭 질러놓고,

미간은 찌뿌린채 신경질적으로 올리던 스크롤을

멈춰봅니다.


‘시스템’을 좋아하는 스텔라가 꼿혔었던 (지금도 가끔 꺼내 읽는) 스콧 애덤스의 이 책이 이날의 필사본 (이 때는 주제가 있고, 필사분량이 있고, 제 샘플글도 있었지요.. 캬.. 저 이렇게 새벽 3시에 일어난 생활을 1년을 넘게 살았다고요?

그  주인장 참, 애지간하네요..ㅎㅎ)


그런데 이 필사 내용 중 제 마음을 멈추게 한 대목이 어디었을까요?



행복의 화학물질을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에 하는 것.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


나 하고 싶은 일? 쓰고 쓰게 하는 일

나 하고 싶은 때 ? 일상에서 쓰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드는 그 순간순간


일상에서 쓰고 싶은 마음이 들면 늘 쓸 수 있는가?

자신에게 질문해 보니, 끄덕끄덕.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가?

아이들 엄마로서 살아내야 할 영역이 아직은 크니까.

그건 좀.....그런데...  육아를 뺀다면?

그래, 그거 빼면 뭐, 꽤 많이 자유롭다 할 수 있죠.


그럼 다음으로 패스.



더시스템 본문 중



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상상.

막연이라...

이건 내 전공분야인데.. 갑자기 막연해지네요.


아! 알았다.

이 부분이구나. 내 마음이 생각이 딱 멈춰선 구간.


나를 초월한 나의 존재, 소원요정, 전우주의기운

위대하신어머니, 자연의 전령..

나보다 한차원의 높은 그 분. 분명히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여태 ‘소원요정’이라 불렀고 나에게 이 소원요정과 내통하는 방법은 ‘쓰기’였고 그 방법으로 어제 포스팅에서도 썼듯 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이 방법으로 얻었구요.



그런데, 나의 생각은 너무나 먼 미래에만 가 있지 않는가. 정말 막연한 생각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맞나? 그럼 나의 행복은 모두 미래의 나무에만 매달려 있는건가? 그거 먹으러 갈 생각에 들떠있고 기분이 좋기는 순간은 가능하다만,

 늘 그런 기분을 지속하기는 힘든 것 아닌가..?


문득 출처를 알 수 없는 회의감이 몰려옵니다.



올해초

내가 꿈꾸는 삶의 목표가(부모학교라는 시스템과 공간), 현실과 만나려면 ‘확장’이라는 글자가 내 인생에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그래서 마케팅을 잘 해보려고.

친구의 도움을 받아, 성실하게 과제를 해내고 있다

전략적으로 나를 알리고, 좀 더 가벼운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이런 저런 피드를 샘플링 하러 다니다보면 요.



막~~ 에너지가 솟...았으면 좋겠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요.



“와. 이 사람들 뭐냐.. ? 와.. 정말 잘하네?”

주눅이 들어요. 이런 주눅 나답지 않아!.

아니, 나다움이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 순간순간 계속 바뀌는거지.

이 변덕이 지겨움에 치여죽을 정도로 .

하지만 인정해야해.

이게 지금의 나라는 것을.




내가 그토록 외치던 ‘나만의 속도’로 내 꿈을 향해 가는 인생인데 그 안전지대에서 이렇게 좋은 글벗들과 함께인데, 난 뭔가 빠진듯한 기분속에 또 빠져버립니다.



아...

뭘까?

글벗님들 뭘까요?

좀 더 현실적인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답은 정해져있을 수도요.

-> 디데이 9일 남은 이사준비. 그리고 인스타보다 기분 꿀꿀해지지 않기, 아니 꿀꿀해진 기분 가지치고 머리한번 털고 나의 현존으로 돌아오기.


사실은, 이게 하기 싫어서 이렇게 다른것 껄덕대다가 이사날이 점점 조여오니까 그냥 그걸로 화난거 아니냐? 라고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묻고 싶네요. ㅋㅋ




자..

자, 그렇다 치고..

꼿혀있던 이 포스팅에.

스크롤을 더 내려보았더니 거긴 더 기가 막히는게 있어요. ㅎㅎ


아... 지금 이 시간 동시간대에 함께 에너지 파장을 나누고 있는 이 분들.지금 이글을 보시는 글벗 이분들 말예요!!

2년전에도 정말 이싸뢈들과 이러고 있었다고요?

이 많은 댓글 에너지들을 우린 이때부터 이렇게나

나누고 있었다고? 푸하하..




그쵸? 날짜보이시죠?

나도.. 나지만.

우리 글벗님들도 참 애지간하신거 맞죠? ㅎㅎㅎ


나름 자기계발에 진심이었던 한때,

크고 작은 모임에 많이도 들락날락 했고

온라인에서 오프로 옮겨 찐 인연이 된 사람들도 많지만 수 많은 사람중에 들러리 같은 기분에 젖어 씁쓸하게 나온 방도 수십개.


디지털 디톡스를 한답시고 추리고 추려도 아직 몸담겨 있는 단톡방도 여러개.


그렇게 듣고 겪은 수 많은 커뮤니티 중에

어떤 한 그룹에 모여, 이렇게 찐한 서로의 이야기를

매일, 그것도 해를 넘겨가면서 나눈다는 커뮤니티는 들어도 겪어도 못봤습니다.

이런건 가족에서도 잘 못봤구요.

가까운 친구들끼리도 이렇게 매일 속을 꺼내놓지는 못하고 살잖아요.

일상의 속도는 우리의 마음보다 늘 빠르니까요.


아... 그렇다면

그 어디에서도 불가능한 에너지를 우리는 나누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한 팩트인것 같네요.



아... 이 글벗들이라 불리는 사람들과의

이 기운은 도대체 뭘까요?



우리는 정말, 그냥 만날 사람들이었던 걸까?

글쓰기의 힘이 이렇게나 강력한걸까?

서로의 더듬이가 서로를 알아보고 있었나?


왜 그들은 떠나지도 않고, !!

이 새벽에 눈을 비벼 일어나 글을 쓰는가?

그러는 너는 왜 이 모임에 목숨을 거는가?






새삼, 다시 나를 원점으로 데려가

나에게 대질심문을 하는 괴로운 밤을 보냈어요.

기승전 글쓰기모임인 요즘 저는 대부분 이 생각을 하지만 괴롭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어제 밤 갑자기 괴로워진거예요.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늘, 결론까지 다 내느라 너무 애쓰지 말고

이 괴로움의 꼬리표가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가 지금 이렇다”에서 끝내는 날도 있자고.


그래. 마음먹으면 바로 실행.

오늘은 그런날입니다.


내가 내마음에 들지 않는 포스팅도 막 날려보고,

질문만 있고 대답은 없는 그런 마음들도 남발해보고, 알려달라고 졸라도 보고,

이사준비 귀찮고 뛰어들기 싫다고 어리광도 부려보는..



어제 잠들기 직전에 본 은유작가님 글에서 그런말이 있었어요.

세상에 대한 불만이나, 고발, 팩트알림 모두 필요하지만 그 모든 것의 기본축은 ‘애정과 사랑’이여야 한다고, 그랬을때만이 그 마음으로 나온 글이 비로소 세상과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될꺼라고.


결론 없는 혼란속에도 이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이런 알수 없고 어려운 내 인생을

그리고 내 삶과 어느덧 찐하게 공명하는 에너지로

연결된

글벗들의 인생을

몹시도 애닳아하고 애정하고

사랑한다는 것.



사랑합니다.


(정말?, 이렇게 끝낸다고??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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