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인 <꽃이 온 마음>은 22년 4월에 발행되었습니다. <꽃이 온 마음>에는 30가지 꽃과 그 꽃말을 담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 발행 후 인스타그램(@dalrainbow)에 작가 노트를 써왔는데요. 그 글들을 브런치에 재기록하고 아직 못다한 글들은 향후 두 군데 함께 게재할 예정입니다.
기록일 : 9월 28일
아이와 산책을 하던 중 설악초를 발견했어요. 하얀 눈이 내려앉은 것 같은 풀꽃이죠. 그래서 이름도 설악초랍니다. <꽃이 온 마음>에도 설악초가 나와요. 설악초의 꽃말은 환영, 축복이에요.
설악초는 작년 엄마의 정원에서 처음 발견한 꽃이었는데요. 올해는 피지 않아서 어디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며 아쉬웠는데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만난거예요.
처음 설악초를 만났을 때 저에게 강하게 찾아온 감정은 '낯섦'이었어요. 초록빛 여름 속에 흰 눈을 만난 것 같았거든요. 이번에도 그랬어요. 기대하지 못한 장소에 피어있는 설악초는 이번에도 저에게 '낯섦'이라는 단어를 던져주었습니다.
한때 저는 낯섦이 두려워 모든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어요.
낯섦이 찾아오면 불안하고 두려워서 최대한 빨리 그 실체를 찾고 해답을 구하려고 했죠. 생각해 보면 익숙함은 항상 낯섦과 함께 있어요. 낯섦을 지나야 익숙함이 오고 익숙함이 온 자리에 또다시 낯섦이 찾아오지요.
낯섦을 즐기는 사람들은 질문하는 삶을 살고, 낯섦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은 용기있는 삶을 산다는 생각해요. 아직 저는 익숙함에 좀 더 치우친 삶을 살고 있어요. 그래도 매일 조금씩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가기위해 한 발자국씩 내딛습니다. 낯섦을 환영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