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지구
아이가 커감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조금씩 확장된다. 한 때 아이에게 우주 그 자체였던 작디작은 요람, 웃음과 행복 가득한 집, 다양한 곤충이 공생하는 동네, 하늘 높이 펄럭이는 태극기가 멋진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 모두의 보금자리인 지구까지.
칼 세이건의 책을 접하면서 우리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다시금 깨달은 적이 있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며 찍었던 사진을 보면서 가녀리게 푸른빛을 내는 작은 점 안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경이로웠던지. 마침 그 시기에 아이는 호기심이 왕성했고(물론 지금도!)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했다.
정말 다양한 영상과 책, 논문들을 살펴보았다. 어른들이 볼만한 자료들은 무궁무진하게 많은데, 정작 아이가 보고 이해할만한 것은 없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피를 함께 보면서 보충설명을 해주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영상과 단어들 속에 아이는 흥미를 잃었다. 난감했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에 명쾌한 답을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부모로서 정말 감내하기 어려운 시간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아이들 눈높이에서 함께 볼 수 있는 동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과학을 좋아하고 여러 유튜버 채널을 구독하고 있긴 하지만, 정작 과학 영상을, 그것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동화를 만드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선 단어 선택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늘 그랬듯이 네이버 사전을 펼쳐놓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아내님과 함께 고심하여 동화를 만들었고 나름 좋은 성과를 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아내님이나 나나 본업과 육아, 자기 계발을 하느라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없는 시간을 만들어가며 꾸역꾸역 완성본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꽤나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주제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부모님과 아이들이 정보를 검색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인성발달을 위한 창작동화도 좋지만, 지적 호기심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동화도 꾸준히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언제나 나를 자극하고 영감을 주는 아이들, 늘 나란히 걸어주는 아내님, 그리고 응원하고 격려해 주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이들처럼 언제나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어른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