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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omo Mar 23. 2021

이치로의 도발, 수소차의 도전

과연 수소차는 전기차를 뛰어넘는 친환경차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일전을 앞두고 이치로는 한국 국가대표를 상대로 도발적인 발언을 내뱉는다. 


"앞으로 30년간 일본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주겠다.(실제 원문 : ただ勝つだけじゃなく、すごいと思わせたい。戦った相手が“向こう30年は日本に手は出せないな”という感じで勝ちたいと思う 단순히 이기는 것만이 아니라, 굉장하다고 생각되고 싶다. 싸우는 상대가 "앞으로 30년은 일본에 손대지 말아야겠다(손댈 수 없게끔)")


당시 해당 발언은 모든 매체에서 대서특필되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공분을 이끌었고 한국대표팀 역시 이를 갈며 경기를 준비했다. 이치로의 망언이 좋은 자극이 되었을까? 결국 그 경기의 승자는 한국이었고 도쿄돔 투수 마운드에는 태극기가 게양이 된다. (그것과 이치로의 얼굴이 교차 클로즈업되는 멋진 장면이 탄생한 것은 덤이다)


2006년 WBC 한일전을 앞둔 이치로. 




지난해 7월 환경부는 그린뉴딜 주관부터로서 전기차와 수소차를 5년 내 각각 113만 대, 20만 대를 보급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수소경제를 제시하며 앞으로 수소차가 친환경자동차의 메인스트림이 될 것을 천명했다. 


그렇다면 과연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앞으로 전기차를 제치고 세계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착할 수 있을까?


수소차는 운행 중 배출가스 없이 오로지 물만 배출하는 모습에 친환경의 궁극이라고 박수를 보낼지 모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소차에 들어가는 수소연료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구 상 수소는 0.9%, 이 넓은 우주의 75%가 수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정말 어마어마한 친환경에너지와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또한 지구의 2/3를 덮고 있는 바닷물의 분자식도 H2O이니 얼마나 많은 수소가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을 지경이다. 


하지만 이를 순수한 수소연료로 추출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 있는 수소를 잠자리채로 잡지 않는 이상 에너지를 투입하여 전기분해를 해야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메탄(CH4)과 물(H2O)에서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추출하고 있는데 메탄의 경우에는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저탄소사회를 만들기 위한 친환경자동차의 연료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만들어진다는 아이러니. 


수소생산방식. 수전해수소가 진짜 그린수소이지만 생산단가가 아직 매우 비싼 편이다(출처 : 현대자동차)


또한 수소연료는 비싸다. 연간 2만 km를 주행하는 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연간 약 30만 원, 넥소의 경우 연간 약 180만 원 수준이다. 전기차에 비해 무려 6배나 높은 가격으로 이는 경유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는 소비자 가격을 두고 한 비교이며 생산비용에서도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2.5배 이상 높은 것이 현실이다. 


수소차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이외에도 있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애프터마켓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자동차 제작 이후 전반에 대한 사업영역을 일컫는데 중고차 매매, 수출, 주유, 정비, 튜닝, 폐차 등이 포함된다. 


전기차의 경우 환경부는 2009년부터 보조금 지원사업 및 전기차인프라구축사업을 착실하게 진행해 현재 충전기만 8000개 이상 전국에 보급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수소충전소는 전국에 56개소만 설치되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최근에 강원도 춘천에 수소충전소가 설치되기 전만 해도 강원도 도민들은 하남까지 수소 충전을 하기 위해 장거리를 운전했다고 하니 이 엄청난 비효율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전기차 충전소와 수소차 충전소 비교. 앵꼬등이 들어왔을 때 주유소가 없어 진땀 흘린 운전자에게 수소차는 정말 절망이다.(출처 :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정비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수소차는 화석연료 자동차와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다르다 보니 정비인력 역시 새롭게 양성이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급된 차량이 매우 적고 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도 나오지 않은 상태로 이에 대한 문제도 산적해 있다. 


수소차의 메커니즘 역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기차는 말 그대로 전기를 연료로 전기를 이용해 구동하는 원리를 채택하고 있지만 수소차의 경우에는 전기로 만든 수소를 다시 전기로 변환해 구동하는 전기차에 비해 훨씬 비효율적인 메커니즘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를 스택(STACK)이라는 연료전지에 저장하여 사용을 하게 되는데 수소이온을 이동시켜주는 전해질막을 구성하게 되며 막대한 양의 백금촉매를 사용하여 전체 차량 원재료비의 40%가량을 이 STACK에 투입하게 되었다. 수소차 전체 가격 상승에 일조한 것은 당연지사.


이치로의 도발적인 발언처럼 수소차는 전기차를 30년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수소생산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진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수소충전소 인프라를 전기차 못지않게 확대하고 엄청난 수소차 가격을 인하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수소차, 수소경제는 양의 가면을 쓴 늑대일 뿐이다. 앞으로 진보한 개념의 수소 패러다임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그때는 자신만만한 전기차의 콧대를 꺾어버릴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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