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프롤로그 - 내가 바로 아드하드 인간

32년 만에 성인 adhd 진단받다..!

by 도꼬마리 Mar 21. 2025

"언니, 나도 아드하드래!"


언제부턴가 유튜브에서도 인스타에서도 성인 ADHD 증상이 많이 떴다. 매일같이 카톡 하던 H 언니와 나는 서로가 서로를 ADHD가 분명하다며 얘기하곤 했다. 급기야 너무 ADHD 이야기를 많이 해서, '아드하드'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한글로 쓰다가 영어로 바꾸기 귀찮아서.)  먼저 공식 아드하드인이 된 H 언니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병원을 예약했다.


 1년 전, 그날도 패딩을 입기엔 덥고 그렇다고 겉옷을 안 챙기기엔 시린 날이었다. 주섬 주섬 가디건을 챙겨서 처음으로 신경정신과로 가기 전 떨리던 마음이 생생하다. 데이트도 아닌 병원 예약인데 고대기로 머리를 피질 않나, 뭘 입을지 고민하고 몇 번씩 옷을 갈아입질 않나.. 아무튼 병원엔 늦지 않게 예약 시간에 아주 딱 맞춰 도착했다. 어디가 불편해서 왔냐는 선생님의 물음. 뒤에 있는 상장들과 피규어를 보느라 눈을 빙빙 돌리고 손 끝으로 소리도 안나는 작은 박수를 여러 번 치고는 겨우 꺼낸 말.


-그.. 제가 외계인 같다는 말을 많이 듣긴 하는데요. 아,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그냥 좀 정신이 없는 편인데- 혹시 ADHD인가 싶어서요?


그 말을 끝으로 바로 시작된 검사. 수십 분 동안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했던 검사 결과지에는 빨간 동그라미가 이곳저곳에 쳐있었다. 꼭 내 말이 다 맞았다는 채점처럼.


-외계인은 아니시고요. 여기 보시면... 이렇고 저렇고.... 도연님은 성인 ADHD일 가능성이 아주 높겠군요.

-아, 그럼 가능성만 있다는 거지 심각한 건 아니라는 거네요..!

-아니, ADHD가 맞다는 말입니다.


합격 통지서를 받은 마냥 병원을 나오자마자 H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 나도 아드하드래! 우리 이제 진짜 인정받은 공식 아드하드인이라 이거야~"


그 날부터 시작되었다. 나의 공식 아드하드 인간의 삶이.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