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했네요!
고등학교 문학시간 선생님께서는 교정 교열에 예민하신 편이셨다. 내가 부산 출신인 것도 글쓰기 숙제로 단번에 알아차리셨다. 나아가 제대로 된 문장을 쓰지 못하면 참된 한국인이 아닌 듯 말씀하실 때는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 의문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영어식 표현, 주렁주렁 사족이 붙는 기나긴 문장들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유학을 핑계로 한글로 쓴 문장 다듬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동안 내게 글쓰기는 내 만족에 더 가까웠으니까.
에디터가 되려면 독자에게 편안한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유쾌한 책이 아니었지만, 틀림없이 유익한 책이다. 알게 모르게 “있어 보이는” 문장을 얼마나 중독적으로 쓰고 있었는지 돌이켜 볼 수 있었고, 글을 쓸 때 헷갈렸던 표현이 속 시원하게 해소되기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교정 교열만 다루진 않는다. 작가가 교정교열로 겪은 에피소드도 교정 교열 규칙과 번갈아 나온다. 덕분에 감정이 없는 사용설명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덜 들었다. 재미로 읽는 책은 아니지만 타인에게 선보일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덧, 연구자료를 집필하시는 어머니, 작가로도 활동하시는 아버지도 읽고서 추천하신 책이다.